코로나 시대에 즐기는 새로운 야구장 직관 문화 어떻게 달라졌나...롯데-키움 사직구장 개막 경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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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즐기는 새로운 야구장 직관 문화 어떻게 달라졌나...롯데-키움 사직구장 개막 경기를 가다
  • 취재기자 정재원
  • 승인 2021.04.19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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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로 제한된 인원만 입장 가능
육성응원 불가에 따라 새로운 응원문화 등장
관람석에선 취식 불가... 음식은 여서 무라!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작년 개막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관중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잠실, 문학, 고척, 대전, 사직은 전체 정원의 10%, 그 외 구장 30%라는 제한된 인원과 함께 이번 시즌이 시작했다.

제한된 관중만 입장한 야구장은 생소했지만, 달라진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야구장의 모습은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코로나 시대, 슬기롭게 직관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현장에서 티켓 구매는 불가능, 티켓은 사전예매로만 구매

지난 11일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무인발권기를 통해 예매한 티켓을 발권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지난 11일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무인발권기를 통해 예매한 티켓을 발권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지난 11일 키움과 롯데의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 이날 경기에는 총 236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날 티켓은 모두 인터넷 예매를 통해 판매됐다. 현장에선 티켓을 판매하지 않았다.

KBO는 관람객의 정보 수집을 위해 인터넷예매/ 카드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0개 구단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만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전화 한 통으로 본인 확인 OK, 본인 확인돼야 입장 가능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감염경로 추적을 위해 본인 확인을 위한 전화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감염경로 추적을 위해 본인 확인을 위한 전화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출입구 쪽으로 가자, 다들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는 야구장을 방문했던 사람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때를 대비해 입장 확인을 하는 모습이었다.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본인 인증이 확인됐다는 안내와 함께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 이 문자를 직원에게 확인시켜줘야 야구장 출입이 가능했다.

좌석은 1m 거리 두기, 육성 응원 대신 짝짝이 등장

지난 11일 키움과 롯데의 야구경기가 열린 사직구장. 관중들이 간격을 띄워 앉아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지난 11일 키움과 롯데의 야구경기가 열린 사직구장. 관중들이 간격을 띄워 앉아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구장 내부로 들어가자 띄엄띄엄 거리를 두며 앉아 있는 관중이 보였다.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육성 응원을 금지해달라는 안내문을 든 직원이 계속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작년 첫 관중 입장 허용 당시 관중석 거리 두기 문제로 지적을 받은 적이 있어 더 꼼꼼히 확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야구 경기 도중 육성 응원 대신 응원도구를 사용해 달라는 안내문이 수시로 전광판에 나왔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야구 경기 도중 육성 응원 대신 응원도구를 사용해 달라는 안내문이 수시로 전광판에 나왔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응원의 모습도 예전과는 다르다. 관중들의 함성 소리는 없었다. 전광판은 이닝이 끝날 때마다 육성 응원 자제를 알리는 영상을 띄웠다. 응원을 유도하는 응원단장은 육성 응원 대신 응원도구를 통한 응원을 유도했다.

흔들면 소리가 나는 응원 도구 짝짝이(클랩퍼)의 실제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흔들면 소리가 나는 응원 도구 짝짝이(클랩퍼)의 실제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이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응원 문화도 있다. 지난 시즌 롯데의 선발 투수 스트레일 리가 덕아웃 내에서 응원을 위해 단체로 구매했던 일명 짝짝이라 불리는 응원 도구. 소음 문제로 덕아웃 내에선 퇴출됐다. 하지만 관중석에선 이 문화가 자리 잡아 여러 사람이 이 짝짝이로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응원 타월을 펼쳐 응원하는 응원법도 있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명준(23, 경남 통영시) 씨는“육성 응원을 하면 안되니, 이렇게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관람석 치맥은 불가능, 음식은 ‘여-서무라 ZONE‘에서만 가능

음식 섭취가 허용된 ‘여-서무라 ZONE’(사진 아래) (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음식 섭취가 허용된 사직구장 내 ‘여-서무라 ZONE’(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야구장 하면 생각나는 치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현재 경기장 내에서 음주, 음식 섭취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규정상 금지돼 있다. 관중석에선 음료수, 물과 같은 간단한 액체류만 섭취가 가능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구단은 ‘여-서무라 ZONE’을 만들었다. 매점 근처에 설치해둔 가변 테이블에선 음식 섭취가 가능했다. 실제로 이날 이 구역을 이용해 일부 관중들은 매점에서 구매한 어묵, 순대와 같은 간단한 음식을 먹었다. 이예준(22, 부산시 사하구) 씨는 “관중석에서 음식을 먹지 못해 아쉽기는 하다”면서 “그래도 간단한 요기는 할 수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방역 규칙 안 지키는 모습도 많아... 관중들 모두 주의 필요

대부분의 관중은 방역규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보였다. 파울 볼이 근처로 떨어지면 공을 주우러 가는 모습. 경기상 중요한 장면일 때 나오는 육성 응원 등이 종종 나타났다. 이는 현재 규정상 다 금지된 사안이다.

경기장 진행요원은 “규칙을 어기는 사람에게 경고를 준다”고 말하면서도 “제한된 인원이 많은 인원을 통제해야 해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오듯, 다시 돌아올 그 날을 기다리며

일부 안 지켜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관중들은 방역 규칙을 지키며 현장 자체에 있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이런 정도라면 코로나 시대에도 슬기롭게 야구를 직관하면서 즐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풀릴거라고 생각했던 코로나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야구장 역시 그랬다. 야구는 못해도 치맥과 함께 즐기는 직관,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응원소리. 이런 당연하다 생각한 즐거움이 다시 돌아올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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