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가게의 무한 진화...정육점, 골프용품점, 밀키트점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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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가게의 무한 진화...정육점, 골프용품점, 밀키트점까지 등장
  • 취재기자 강지원
  • 승인 2021.08.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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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카페에도 일반 카페 못지 않게 메뉴 등 다양
골프 호황기 맞아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도 인기
간편하고 편리하지만, 안전성, 관리 부실 등 걱정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무인 창업 가게. 무인 가게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시선으로 가게를 바라봤지만, 이제는 키오스크를 보더라도 덤덤하게 대한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대표적인 무인 창업 아이템으로, 우리 주변에서도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기범(23, 울산 울주군) 씨는 “종업원이 있는 가게에선 종업원이 바쁘거나 화장실 등의 용무로 잠시 자리를 비우면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며 “무인 가게는 그런 점이 없을 것이고, 종업원과 손님 간에 마찰이 발생하지 않는 점 역시 좋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은 대표적인 무인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아이스크림은 대표적인 무인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무인 점포 중 하나인 ‘셀프 사진관’도 대표적인 무인 아이템이다. 사진사가 일일이 정해주는 포즈에 맞춰 사진을 찍는 건 이제 옛날 일이다. MZ세대 사이에선 사진사 없이 각자가 원하는 포즈를 자유롭게 취해 리모콘을 통해 사진을 찍는 ‘셀프 촬영’이 오히려 더 익숙하다. 셀프 사진관을 이용해본 윤유정(20, 경남 거제시) 씨는 “사진을 찍을 때 앞에 전문가가 있다면 긴장이 돼서 억지 표정이 나올 때가 많다”며 “셀프 사진관에선 내가 담고 싶은 표정이나 순간을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무인 프린트점이나 무인 편의점도 더 이상 낯선 장소가 아니다. 이렇듯 무인 창업 아이템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무인 창업 아이템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무인 창업 흐름에 맞춰 카페도 ‘무인 카페’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무인 카페는 직원 없이 셀프 계산대와 커피머신만 설치된 채 운영된다. 이용객들은 카페 내에 있는 커피머신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음료를 뽑아 마신다. 카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인 아메리카노부터 카페 라떼, 카페 모카, 초코 라떼, 아이스티 등 다양한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동시에 음료를 차갑게 마실지 따뜻하게 마실지 역시 정할 수 있다. 무인 카페에선 음료에 얼음을 추가로 넣길 원하는 이용객들을 위해 제빙기 또한 제공된다.

최근 카페도 무인 카페로 재탄생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최근 늘어나는 무인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대표적인 무인 카페 브랜드인 ‘셀프 바리스타’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그 외의 디저트 등도 판매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자를 포함해 샌드위치, 쿠키 등의 제과류 역시 셀프 계산대를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제과류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접시들이 마련돼 있다. ‘셀프 바리스타’ 관계자는 “샌드위치나 쿠키 등의 제과류도 함께 판매하면서 유명 베이커리 전문점과 유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계산 자체만 무인으로 운영될 뿐이지 매장 관리 등은 직원들에 의해 꼼꼼히 관리되고 있어 서비스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 이용객은 “무인 카페는 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가 보장돼 있어 공부를 할 때도 애용한다”고 말했다.

‘무인 갈비 판매점’도 등장했다. 무인 갈비 판매점은 ‘테이크아웃’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용객들은 가게 내 냉장실에 보관돼있는 갖가지 갈비 중 본인이 원하는 갈비를 꺼내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한다. 무인 갈비 판매점은 일반적인 갈비부터 LA 갈비, 우삼겹, 돼지양념구이 등 다양한 부위를 아우른다. 또 제육볶음용 고기나 갈비탕용 고기도 판매돼 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무인 갈비 판매점에서 갈비가 진열돼있는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무인 갈비 판매점에 갈비가 진열돼있는 모습(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코로나 사태로 많은 업계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골프업계는 꾸준한 수요로 비교적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이에 맞춰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도 탄생했다. 로스트볼은 골프를 치는 과정에서 분실된 공을 말한다. 로스트볼들을 모아 재판매하면서 가게 입장에선 금전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덜하다고 한다. 로스트볼들은 엄격한 세척 과정을 거쳐 깨끗한 상태로 판매된다. 울산의 한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 관계자는 “무인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단연 인건비 절약”이라며 “무인 가게는 24시간 운영이 가능해 하루 중 본인의 시간을 자유롭게 쓰기에 제약이 있는 직장인들도 늦은 시간에 찾아와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 역시 직원 없이 판매 기계만 설치된 채 운영된다. 빅야드, 브릿지스톤, 혼마, 던롬 DDH 등 다양한 브랜드의 골프용품들이 판매 기계에 진열돼 있다. 브랜드별로 골프공을 포함해 양피장갑, 합피장갑, 티걸이, 볼타월 등이 진열돼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판매 기계에 돈을 투입하고 원하는 용품을 선택하면 해당 용품이 기계로부터 나오는 방식이다. 가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골프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무인 골프용품 판매점에 대한 수요 역시 전과 비교했을 때 3배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에 설치된 판매 기계에 로스트볼들이 진열돼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에 설치된 판매 기계에 로스트볼들이 진열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무인 로스트볼 판매점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밀키트’ 역시 무인 창업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밀키트(Meal Kit)는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딱 맞는 양의 양념, 그에 맞는 조리법 등이 세트로 구성된 제품이다. 일일이 요리해먹기 번거로워하는 1인 가구 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담꾹’, ‘마이레시피’ 등 밀키트 무인점포 브랜드가 최근 줄줄이 론칭되기도 했다.

하지만 무인점포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문제가 통 없는 것은 아니다. 무인 음식점 같은 경우엔 오히려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음식을 사먹기에 찜찜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수현(51, 울산 울주군) 씨는 “다른 업종은 몰라도 무인 음식점 같은 경우엔 직원에 의해 음식이 상시 관리되는 게 아니다 보니 괜히 찜찜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강승기(51, 울산 울주군) 씨는 “위생적인 부분이 우려돼 일반 음식점에 비해 꺼려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무인 창업 가게, 무인점포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당연하고 익숙해지는 공간 중 하나가 됐다. 때문에 무인점포에 대해 어떤 시선이 존재하던 무인 창업 아이템이 더욱 다양해질 것만은 분명하다. 앞으로 또 어떤 무인 창업 아이템이 탄생해 우리 일상생활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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