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액 경신' 프로야구 FA 시장... 롯데, 정훈 잡아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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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액 경신' 프로야구 FA 시장... 롯데, 정훈 잡아 위안
  • 취재기자 조영준
  • 승인 2022.01.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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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종료 후 FA시장에 쏟아져 나온 금액은 989억 원
소속팀 대표하던 프랜차이즈 스타들 연쇄 이적으로 규모 커져
소극적 운영에 분노한 한화, 키움 팬들, 반발 시위도 나서

989억 원. 국내 프로야구 2021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쏟아져 나온 금액이다. 2015시즌 종료 후 기록한 766억 2000만 원에서 200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금액으로 ‘역대급 돈 잔치’가 열렸다.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KIA)을 포함해 총 15명의 선수가 FA 계약을 맺었다. 11월 26일 FA 시장 개막 이후 정확히 40일 만에 지난 5일 발표된 정훈(롯데)의 계약을 마지막으로 모든 선수들이 계약을 완료했다.

마지막 FA였던 정훈이 3년 총액 18억원에 롯데와 계약하며 '989억' 원이 오간 역대 최고액 FA 시장이 마감됐다(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5일 유일한 미계약 FA였던 정훈이 3년 총액 18억 원에 롯데와 계약하며 '989억 원'이 오간 역대 최고액 FA 시장이 마감됐다(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대어들의 연이은 FA 대박

2021시즌까지 계속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구단들의 재정적 부담이 지속되며 계약 규모가 이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구단들은 대어급 선수들을 잡기 위해 1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계약을 이어가며 전력 보강에 몰두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총액 100억 원이 넘는 선수는 박건우(6년 100억), 김현수(4+2년 115억), 김재환(4년 115억), 양현종(4년 103억), 나성범(6년 150억) 등으로, 이들 5명은 세자릿수가 넘는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이외에도 박해민(4년 60억), 손아섭(4년 64억), 황재균(4년 60억) 등 많은 선수들이 대박 계약을 따내며 돈방석에 앉았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수들이 대거 FA 시장으로 나오면서 구단들은 아낌없이 돈을 풀었다. 확실한 장타력을 가지고 있는 나성범·김재환, 리그 최고 수준의 컨택을 자랑하는 박건우·김현수·손아섭 등 검증된 실력을 가진 자원들은 겨울 오프시즌 내 구단들의 가장 확실한 전력보강 대상이었다.

2023시즌부터 프로야구에 도입되는 ‘샐러리 캡’도 영향을 미쳤다. 샐러리 캡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1·2022년 각 구단의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 상위 40명 평균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한선으로 지정해 일부 구단들의 무분별한 투자와 선수 독점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이러한 샐러리 캡의 도입으로 올해 FA 시장은 구단들이 샐러리 캡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구단들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가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연쇄 이적

‘프랜차이즈 스타’란 한 팀에서 오랜 시간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뛰어난 실력과 팬들의 지지를 받는 선수를 말한다. 이번 FA 시장에는 많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정든 소속팀을 떠나며 전 소속팀 팬들에게는 아쉬움과 실망을, 새 소속팀 팬들에게는 설렘과 기대를 안겨줬다.

각 구단을 대표하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2022시즌부터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뛴다(사진: NC 다이노즈, KIA 타이거즈, KT 위즈 제공).
각 구단을 대표하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2022시즌부터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뛴다(사진: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KT 위즈 제공).

선수 이탈을 맞이한 구단이 전력을 메꾸기 위해 타 구단 선수 영입을 추진하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연쇄 이적이 벌어졌다. 삼성과 두산의 외야수 박해민과 박건우가 각각 LG와 NC로 이적하며 첫 테이프를 끊었다. 넓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는 뛰어난 수비력을 지닌 박해민을 영입해 수비를 강화했고, NC는 시장 개막 초부터 나성범의 KIA행 근접 소식을 듣고 발 빠르게 리그 정상급 외야수 박건우와 접촉해 NC의 유니폼을 입혔다.

FA 최대어라 불리던 NC의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은 결국 6년 150억 원이라는 사상 최고액 타이 금액을 기록하며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에 NC는 또다시 전략 보강을 위해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데려왔다. 비록 나성범을 놓쳤지만, 국가대표급 외야수 박건우와 손아섭의 영입으로 NC의 전력은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을 듣는다.

끝난 줄 알았던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은 한 차례 더 이뤄졌다. 키움을 대표하는 홈런타자 박병호가 KT로 이적하며 키움 팬들에게 많은 충격을 안겨줬다. 직전 시즌 높은 연봉으로 보상금액이 22.5억 원이나 되는 박병호였기에 이번 이적은 놀랍다는 반응과 소극적인 키움의 구단운영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팬들의 반응은 제각각

전력보강을 성공한 구단의 팬들은 구단의 투자에 만족감을 표하며 다가오는 내년 시즌에 대한 설렘을 표시하고 있다. 거포 외야수 나성범과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을 잡은 KIA, 나성범의 이탈에도 박건우·손아섭을 영입한 NC, 정상급 중견수 박해민과 백업포수 허도환을 영입한 LG는 이번 FA 시장의 승자라는 평을 듣는다. 어린 시절부터 LG를 응원한 박대한(26, 서울시 송파구) 씨는 “수비가 좋은 박해민의 영입으로 외야 수비가 강화될 것 같다. 수비가 좋으면 자연스레 성적도 따라오는데 내년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별다른 소득 없이 FA 시장을 마무리한 구단의 팬들은 실망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손아섭과 박병호라는 각 구단을 대표하는 타자들을 놓친 롯데와 키움, 최하위의 성적에도 외부 FA를 포기하고 시장 철수를 선언한 한화의 팬들은 구단에 많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키움과 한화의 팬들은 사비를 모아 트럭 시위까지 진행하며 구단의 태도에 큰 불만감을 표출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성적에도 불구하고 외부 영입을 포기한 한화 이글스의 팬들이 구단 홈페이지, 유튜브 채널 등에 구단 운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Eagles TV' 캡처).

FA 선수를 잡지 못한 것에 대해 이해한다는 팬들도 있었다. 일부 야구팬들은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이 정도 금액이면 안 잡는게 맞다”, “당장에 우승 전력도 아니고 무리하게 영입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롯데 팬 김범준(25, 부산시 수영구) 씨는 “손아섭이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 팀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오버페이를 해서 잡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NC로 떠난 것은 아쉽지만, 정훈이라도 잡아서 다행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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