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족춤 경연대회에 한복 입고 부채춤 추며 중국 고유춤이라 소개...아리랑이 중국 노래라 부린 억지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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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족춤 경연대회에 한복 입고 부채춤 추며 중국 고유춤이라 소개...아리랑이 중국 노래라 부린 억지 '데자뷔'
  • 부산시 수영구 이시윤
  • 승인 2020.10.25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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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블랙핑크가 세계에 퍼트린 한복 이미지, 중국이 훼손
아리랑이 중국 민속 노래라며 세계무형문화재 추진했던 중국 식 억지 재판
한복 입기 소홀히 한 우리도 책임 느낄 때

최근 BTS, 블랙핑크와 같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스타들의 고운 한복 차림 덕분에 우리나라만의 ‘미’가 세계에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달, 중국의 한 댄스 경연 프로그램에서 중국인들이 ‘민족 춤’이란 주제에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부채춤을 췄다는 기사가 실렸다. 중국의 민족 춤에 우리나라 고유 의상, 음악, 춤이 사용됐다는 것도 문제지만, 나는 그것들이 마치 자국 문화인 척하며 한국에 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는 중국인들의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중국의 만행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대표적으로 2011년 중국이 ’아리랑’을 중국 국가 무형문화유산에 등록했던 사건이 있다. 하지만 그다음 해 우리 정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아리랑을 올리며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앞서 말한 중국 프로그램의 ‘민족 춤’ 사건 역시 한국 문화 존립에 위협적인 일이다. 중국인 출연자들이 우리의 것을 사용했다면 적어도 그들이 선보인 의상, 음악, 춤이 한국의 전통문화라는 사실을 짧게나마 알렸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그것은 결국 국가 차원 시도만 아니었을 뿐,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 문화에 등록한 행위와 같은 것이다.

사진은 한국 어느 곳에서 진행된 부채춤 공연 장면이다. 중국은 최근 한복 입고 부채춤 공연을 선보이며 중국 고유 문화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는 아리랑을 자기 고유 노래라고 우기면서 세계무형문화재 신청을 시도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사진은 한국 어느 곳에서 진행된 부채춤 공연 장면이다. 중국은 최근 한복 입고 부채춤 공연을 선보이며 중국 고유 문화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는 아리랑을 자기 고유 노래라고 우기면서 세계무형문화재 신청을 시도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나는 중국의 민족 춤 사건도 아리랑 사건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우리 속담이 있듯이, 민족 춤 사건이 아리랑 사건에 비해 사소하더라도, 언론이 통제되는 공산국가인 중국에서 우리 문화가 그들의 것인 것처럼 계속 노출된다면 중국인들은 점점 그것을 자국 문화라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아리랑 사건 같은 일이 또 일어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우리의 전통문화임에도 그것을 증명해야 하는 모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상황을 공론화시켜 우리 것을 지켜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문화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우리 문화를 좀 더 드러내고 활발히 누리는 것이다. 한복을 예로 들면, 나는 초등학생 때 명절마다 입어야 했던 한복이 싫었다. 초록색과 분홍색이 섞인 한복이 어딘가 촌스러웠고 무엇보다 그것을 입은 내 모습이 굉장히 낯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작아진 내 옛 한복을 보면 예쁘단 생각을 한다. 우리의 전통의상이라는 인지가 생겨 더 그렇다. 그 후, 한복이 입고 싶어 외출복으로 입고 다닐 생활한복 구매를 고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생활한복이 일상에서 편하게 입고 다닐 만큼 우리 사회에 보편화되지 않았단 생각에 괜히 망설여져 구매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복은 명절에만 입는 옷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더 자주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에 맞춰 한복에 기능성이 추가된 생활한복도 좋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신기하게 바라보지 않고, 한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도록 일상에서 한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한복이 우리 문화임을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는 그 나라만의 정체성이자 개성이다. 같은 동양권이라도 한국어와 중국어가 다르듯, 한국 전통의상 ‘한복’과 중국 전통의상 ‘한푸’는 절대 같지 않다. 또한 아리랑은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며 부채춤은 창작자까지 기록돼 있는 명백한 한국 무용이다. 우리는 이렇게 뿌리가 확실한 우리 전통문화를 자국 문화로 만들려는 중국의 행위를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세계화 시대인 요즘, 문화를 보존하고 그 위상을 알리는 일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해졌다. 따라서, 유구한 시간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 문화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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