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흥을 느껴라! 마성의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그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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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흥을 느껴라! 마성의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그 성공 비결은?
  • 부산시 수영구 박상현
  • 승인 2020.10.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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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이내 홍보영상에 담긴 낯섦과 익숙함의 조화
이날치 퓨전국악 ‘범 내려온다’ 춤과 절묘하게 융화
네티즌,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 대한 칭찬 일색
내년에는 ‘See you again, Korea’가 되기를 기원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린 남성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사진: 유튜브 ‘Imagine your Korea’ 캡처).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린 남성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사진: 유튜브 ‘Imagine your Korea’ 캡처).

빨간 양복을 입은 사내가 조선 시대 장군을 연상시키는 모자를 쓴 채,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한 그의 동료들과 함께 서울 곳곳을 누비며 춤을 이어나간다. 21일 기준, 총 9600만 조회 수를 기록한 한국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는 그렇게 성공의 서막을 올렸다.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는 한국관광공사가 해외 잠정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작한 한국 홍보영상이다. 홍보라면 유명 연예인이나 한류 아이돌을 출연시킬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영상은 한국 명소의 전경과 그 속에서 선글라스를 쓴 채 춤을 추는 댄스팀만을 담고 있다.

한국 홍보영상의 틀을 과감하게 깨부순 ‘Feel the Rhythm of Korea.' 그 성공의 비결은 낯섦과 익숙함 사이 그 ‘중간’이 가진 참신함을 조화롭게 풀어낸 것으로 생각된다. 우스갯소리로, 중간이란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 중 하나다. ‘시작이 반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등 중간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마음에 한국관광공사가 잡아낸 중간은 크게 작용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홍보영상의 배경음악으로 ‘퓨전국악’을 선택했다. 퓨전국악이란 베이스, 드럼 등의 서양 악기 소리에 우리의 전통 음악을 입힌 것이다. ‘Feel the Rhythm of Korea: SEOUL’의 경우, 배경음악으로 가수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를 삽입했다. <범 내려온다>는 한국 전통 판소리인 <수궁가>에 서양의 ‘일렉트로닉 음악’이 가진 멜로디를 더해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곡이다. 이를 들은 외국인은 물론 한국인까지, 퓨전국악 속에 담긴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참신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상을 보며 가장 재밌다고 느꼈던 점은 바로 등장인물들의 복장이다. 서울 지역 영상의 경우, 앞서 말한 빨간 양복에 장군 투구를 쓰고 춤을 추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의 동료들 또한 복장이 심상치 않다. 그중 한 명은 삼선으로 유명한 외국 브랜드 운동복 위에 한복 조끼를 착용한 후, 고무신과 갓으로 포인트를 줬다. 서울 지역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 지역 홍보영상(Feel the Rhythm of Korea: BUSAN)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서양식 정장에, 해녀복 모자와 수경을 착용하고 있다. 서양과 동양의 조화를 보여주는 그들의 복장도 영상의 재미에 크게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댄서들의 안무도 큰 중독성 덕분에 화제가 됐다. 서울 지역 홍보영상 속 댄서들은 허리를 굽혔다 펴며 발을 요리조리 움직이는 안무를 선보인다. 이는 서양의 락킹(locking)에서 고안된 것으로 예상된다. 락킹이란 197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스트릿 댄스의 한 종류다. 락킹 중 ‘리오워크’라는 동작이 영상 내 댄서들의 안무와 상당히 흡사하다. 익숙한 서울 명소를 배경으로 낯선 서양의 춤을 추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Feel the Rhythm of Korea’를 기획한 한국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 오충섭 팀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즐기지 않는 전통은 박물관에만 있다. 이제는 전통을 현대로 끌어와 재해석해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박물관에서 꺼내 온 전통은 현 시대를 만나 동서양을 막론한 조화를 이뤘고, 결국 Feel The Rhythm of Korea를 탄생시켰다.

변화에 맞춘 그의 용기 있는 시도는 현재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 네티즌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기획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라는 한국인들의 댓글은 물론, 그의 영상을 봤더니 한국에 여행 오고 싶다는 외국인 댓글들 또한 난무하고 있다. 그를 향한 아낌없는 찬사가 그가 지금까지 겪었던 역경에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

한국관광공사가 기획한 홍보영상의 제목은 원래 ‘Come Dance With Korea’였다. 제목이 바뀐 이유는 점점 심각해지는 코로나 사태 때문이다. 해외여행 제한이 지속되는 상황에 한국관광공사는 함께 춤을 추자는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그들은 영상을 통해 우리의 흥을 느끼라는 의미로 Feel the Rhythm of Korea로 제목을 변경했다.

오 팀장은 홍보영상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현재는 ‘Feel the Rhythm of Korea’를 해주시고, 내년에는 ‘See you again Korea를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관광공사는 물론 여행 관련 사업체 등도 지속해서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한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외국 관광객들이 홍보영상 속 명소를 두 눈에 담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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