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유의 술 막걸리...빚고 마시고 어울리는 '막걸리 빚기'에 관한 모든 것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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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의 술 막걸리...빚고 마시고 어울리는 '막걸리 빚기'에 관한 모든 것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 취재기자 신유리
  • 승인 2021.06.15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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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빚는 작업에 전통 생활관습까지 포함 시킨 ‘빚기 문화’가 대상
아리랑, 씨름, 김치 담그기처럼 보유자·보유단체 없이 종목만 지정
오는 26일부터 막걸리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 진행, 누구나 참여 가능
(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15일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국민이 직접 제안한 우리 문화 유산 '막걸리 빚기'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15일 ‘막걸리 빚기’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 대상은 막걸리를 빚는 작업은 물론, 다양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한 것이다.

‘막걸리 빚기’는 2019년 ‘숨은 무형유산 찾기’와 ‘국민신문고 국민제안’을 통하여 국민이 직접 국가무형문화재를 제안하여 지정되는 첫 번째 사례다. 이는 문화재청 적극 행정 사업으로 선정되어, 2020년 중앙우수제안 경진대회에서 정부포상을 수상한 바 있다.

막걸리는 순우리말일 뿐만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도 술을 만드는 방식과 그 특징이 드러나 있다. 막걸리의 ‘막’은 ‘바로 지금’, ‘바로 그때’와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쌀 막걸리는 쌀을 깨끗이 씻어 밥을 지어 식힌 후, 누룩과 물을 넣고 수일간 발효시켜 체에 거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처럼 막걸리는 물과 쌀, 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로 인해 옛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술의 대명사가 된 것. 농사꾼들 사이에서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고 할 정도로 농번기에는 농민의 땀과 갈증을 해소하는 농주(農酒)로 기능하기도 했다.

또 막걸리는 예로부터 마을 공동체의 생업·의례·경조사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였다. 오늘날에도 막걸리는 신주(神酒)로서 건축물의 준공식, 자동차 고사, 개업식 등 여러 행사에 제물로 올릴 정도로 관련 문화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막걸리는 많은 국민이 즐기고 향유하는 대중적인 술이다. 조선 시대까지 막걸리는 집집마다 가양주(家釀酒)로 빚어 집안 특유의 술맛을 유지해 왔으며, 김치, 된장과 같이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던 발효음식의 하나였다. 근대 이후 국가 정책의 흐름에 따라 가양주 대신 양조장 막걸리가 일반화되고 재료가 변화하기도 했지만, 시대적 상황에 적응하면서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2000년대 이후에는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자가 제조도 증가하는 추세다.

막걸리 빚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막걸리 제조방법과 관련된 기록이 확인되는 점 △식품영양학, 민속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농요·속담·문학작품 등 막걸리 관련 문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 △전국에 분포한 양조장을 중심으로 막걸리의 지역별 특색이 뚜렷한 점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 기관, 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막걸리를 빚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막걸리 빚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특정한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고 지정한 국가무형문화재에는 아리랑, 씨름, 해녀, 김치 담그기 등이 있다.

한편 (사)한국막걸리협회와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는 전국의 26개 막걸리 양조장을 중심으로 6월 26~27일까지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막걸리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가 신청할 수 있으며 참여자는 6월 15일부터 선착순으로 접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K-무형유산 동행’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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