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꽃을 활짝 피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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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꽃을 활짝 피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 부산시 금정구 조은희
  • 승인 2019.12.10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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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사진: KBS 제공).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사진: KBS 제공).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동백꽃, 다른 꽃들이 다지는 추운 겨울에 홀로 피어 사랑을 듬뿍 받는 꽃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 동백이는 이 동백꽃과 쏙 빼닮았다. 자신의 아들 필구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며, 사랑하는 아들 필구를 위해 추운 겨울 같은 세월을 보내며 살아온다. 하지만 그 추운 겨울 같은 동백이 인생에 따뜻한 난로 같은 존재가 나타나는데, 바로 동백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청년 ‘용식이’이다.

동백은 옹산군에 ‘까멜리아’라는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다. 동네 언니들의 따가운 눈살을 겨우 버텨내며 술집을 운영하며, 필구를 키웠다. 용식은 특채로 서울에서 순경으로 근무를 하던 중 범인을 폭행해 옹산군으로 전출 온다. 도서관에서 처음 동백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용식. ‘불도저’급으로 동백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처음엔 자신 처지에 무슨 사랑이냐며 마음의 문을 안 열던 동백은 용식의 계속되는 구애에 천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남들이 말하길 순탄치 않은 팔자를 가진 동백이다. 동백의 첫사랑이자 필구 아빠인 슈퍼스타 야구선수 강종렬이 나타나며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그와 동시에 7살에 저를 버렸던 엄마가 치매에 걸린 상태로 나타났다. 죽일 듯이 미웠던 엄마여도 보고 싶었던 엄마였나보다. 버스터미널 두고 갔던 엄마를 데려와 동백, 필구, 동백 엄마 셋의 한집살이가 시작된다.

이 드라마는 로맨스 드라마가 아닌 로맨스 스릴러 드라마이다. 단순히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동백이 스스로 강해지는 계기를 제공해주는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6년 전부터 수많은 옹산 주민들을 살해한 까불이, 그는 살인현장에 까불지 말라는 글이 적힌 포스트잇을 남기고 사라져 까불이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살인현장 유일한 목격자 동백의 가게 벽면에 빨간 라카로 까불지 말라며 경고를 남기고 간 까불이. 동백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지킨다는 용식은 까불이를 잡기 위해 눈빛이 달라진다.

그 외에도 자칭 차기 옹산 군수이자 찌질왕 건물주 노규태, 그의 아내이자 옹산에서 가장 똑똑한 변호사 홍자영, 동백이 식구로 생각하는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향미, 옹산에서 유일한 베프이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엄마인 곽덕순과 게장골목을 꽉잡고있는 준기네 일당 언니들 등 각각의 다른 매력이 넘치는 등장인물들로 첫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옹산의 특산물인 게장처럼 알찬 드라마이다.

‘동백씨는 내가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동백이는 동백이가 지키는 거다.’ 드라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이다. 옹산 게장 골목 언니들은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백을 시기 질투하며 왕따 시킨다. 없는 사실을 퍼트리는가 하면 안 좋은 일만 나면 동백 때문이라며 탓한다. 동네 왕따, 미혼모로 혼자 필구를 힘겹게 키우는 것도 모자라 까불이의 위협까지 받는 동백은 한없이 나약해져 옹산을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우여곡절 수많은 고난 끝에 동백은 동물의 왕국에서 젤 먼저 튀는 쫄보였던 자신을 깨닫고 당당해지고 도망치지 않으리라 각성한다. 그 뒤 마침내 자신에게 까불지 말라며 까불이도 자신의 손으로 잡는다. 사회적 약자로 인식이 되어있는 미혼모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박살 내주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미혼모 팔자라며 말하는 사람들에게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용기 있게 자기주장을 하게 된 동백이. 아마 작가님이 우리 사회에 동백이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이 드라마에 담아 시청자에게 전하려고 하셨던 것이 아닐까.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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