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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가 행복한 학생인권조례, '교권 보호'도 반영해야 / 장윤진문제아는 소수, 그러나 그 여파는 전체 교실 분위기 좌우하고 교사에 심적 고통

학생인권이란 개념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격이 존중되고, 교사의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이 보호돼야 하며, 그 외 학생들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학생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으로는 각 시도별로 학생조례 등이 제정됐다.

일부 찬반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학생 조례 시행 10년 넘는 시간이 지난 이후, 학생들에게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은 교사의 무분별한 폭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게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70, 80년대 학교는 영화 <친구>에서 묘사된 것처럼 교사들의 마구잡이 학생 구타가 만연했다. 두발 길다고 맞고, 성적 떨어졌다고 맞고, 심지어는 한 반에서 한 명이 문제를 일으키면 전체 학생들이 단체 체벌을 받는 일도 다반사였다. 학교 안에서 교육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던 공포 가득한 폭력이 사라진 것은 학생인권조례가 기여한 덕이었다.

그러나 부정적 면도 있다. 학생들이 학생인권에 따라 권리를 행사하려면 아주 ‘기본적인’ 책임의식, 준법정신, 예의, 인성이 있어야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질서가 유지된다. 애석하게도 학교 현장에서는 일부 학생의 권리 행사가 교권의 침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일부 문제아에 국한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 여파가 전체 교실의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교사들에게 인격적 고통을 준다는 사실이다. 요즘 교직에 있는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받는 수모와 괴롭힘으로 고통을 받는 일이 많다.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사들이 고통받고 있다. 학생과 교사 인권 모두가 보호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사진: Max Pixel 무료 이미지).

필자는 A 중학교를 방문해서 ‘학생폭력’에 관한 특별 강의를 맡게 됐다. 강의 중 필자는 학생들에게 인성과 예절을 강조하고, 친구들, 교사들, 사회 어른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공동체 생활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강의를 마치고 복도를 걸어가는데, 강의를 들은 세 명의 학생이 인사를 하지 않아서 “아까 학교폭력 강의했던 선생님인데, 복도에서 선생님을 만나면 가벼운 목례를 하는 게 예의라고 했지?”라고 말하자, 그냥 지나치면서 자기들끼리 “별 미친 X 봤나” 하며 욕을 하고 지나치는 것이었다. 문제는 교사에게 이런 욕을 하는 학생을 막거나 제재할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 B 중학교 교무실에서는 이런 희한한 일도 벌어졌다. 한 학생이 뭔가를 잘못해서 교무실로 불려온 뒤 경위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바로 그 옆에 있던 다른 교사가 그 학생에게 무슨 일로 경위서를 작성하느냐고 걱정이 돼서 물었다. 그런데 학생의 답변에 교무실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학생은 “남의 일에 참견 마시고 자신의 일이나 제대로 하시지”라고 말한 것이었다. 교무실에 있던 다른 교사들은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문제는 그 자리에서 교사 중 그 누구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교사 중 누가 강경한 어조로 해당 학생을 질책하는 대꾸를 하는 순간, 무슨 더 험악한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C 중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교사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훈계하자, 해당 학생은 “참교육 나셨네”라며 면전에서 반박한 일이 있었다. 또 다른 D 중학교에서는 교사가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을 깨우면서 일어서라고 지시하자, 그 학생은 “왜 귀찮게 왜 깨우냐”고 쌍스런 욕을 하면서 일어나지 않았다. 교사는 즉시 생활지도부장에게 찾아가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을 지도해 줄 것을 요청했고, 생활지도부장이 교실에 들어오자, 그 학생은 교실을 박차고 나가버리고는 학교로 복귀하지 않았다.

E 중학교에서는 교문에서 학생들의 등교지도를 맡은 교사가 한 여학생이 교복 상의를 안 입고 일반 사복 파카만 걸치고 등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여학생은 교실로 들어가 등교 지도 교사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해당 교사는 이 일로 곤혹을 치러야 했다.

여러 문제 학생들을 상담하고 교정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학생인권조례가 너희들에게 좋은 점은 무엇이고 안 좋은 점은 무엇이냐?”고. 대다수 문제 학생들은 자신이 잘못해도 교사들이 때리거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그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도 학교의 그 누구도 강압적으로 막지 않고, 체벌도 없으며, 특히 막지 않으니 자유롭고 편해서 좋다고 말했다.

일부 문제 학생들은 학생조례의 학생에 대한 인권보호가 자기들 같은 통제불능의 학생들을 많이 만드는 게 문제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법적으로 교사들이 함부로 자기들을 제재하지 못한다는 것을 문제아들은 다 알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동을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들은 한마디로 학생인권조례를 악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또 상담 중인 문제 학생들에게 최근 서울에서 교복과 두발 자율화를 허용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문제아들은 두발과 복장의 자율권을 주면 더욱 학생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다. 자기들은 시내 출입금지 업소를 다닐 때 가발과 어른 티 나는 사복으로 바꿔 차려 입는 게 첫 번째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번 두발과 복장 자율화가 허용되면 서로 경쟁하듯 멋을 부리는 일을 막기 힘들 거라고 말했다.

이런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고통 받는 교사들이 많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과 동시에 교권침해와 학생들의 교사 지시 불응, 그리고 학교안전과 면학분위기를 깨트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어느 중학교 생활지도부장은 많은 교사들이 피해자가 되어 가해자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게 학교 교육 현장이라고 실토했다. 그리고 일부 소수의 극단적 문제아들이 교실 분위기를 망치고 교권을 침해하는 상황을 막으려 해도 현재로서는 적절한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하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조정될 수는 없을까? 다같이 고민해 볼 문제다.

장윤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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