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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동복지법, 학생인권조례 들먹이는 학생들 앞에 교사들은 학생 지도의 손을 놓고 있다 / 장윤진[제1부] 초등학생의 문화와 비행의 실태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기를 좋아한다. 누군가 자기 말과 행동을 막으면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초래될까? 아마도 그런 세상은 무질서한 사회, 무정부 상태, 혹은 영화 <신과 함께>에 나오는 지옥이 될 것이다.

성장 과정에서 10대들은 학교라는 작은 공동체 안에서 질서, 규칙, 인성, 학업을 배운다. 그 중에서도 그들은 사회로 나가지 전에 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 즉 공동체 질서를 배워야 한다. 여기서 교사의 지도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 사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나게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말 안 듣는 문제아들을 선도할 교사들의 수단이 사라지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2016년 10월, 한국교총이 전국의 유·초·중·고 교사 등 11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8.6%(1179명)가 "과거보다 학생 생활 지도가 어려워졌다"고 대답했다. 학생 지도가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이유에 대해, '학생인권조례 등 학생 인권을 강조하면서 나타난 교권의 상대적 약화'(31.3%)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교사의 적절한 지도권 부재(30.2%), 자기 자녀만 감싸는 학부모(24.9%) 등도 주된 이유로 지적됐다.

교사들이 학생 지도가 어렵다고 대답하는 배경에는 법적 조항이 있다. 2013년 계모가 의붓딸을 폭행해서 숨지게 한 '칠곡 계모 사건'을 계기로 2014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됐다. 새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가해자(교사)가 '아동 학대'로 5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해임되거나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교직)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잘못 손을 댔다가는 아동 학대로 몰릴 소지가 커졌다. 물론 구타나 체벌 등은 명백한 아동 학대이며 아동복지법이 없어도 그런 행위는 당연히 교사가 해서는 안될 일이다. 문제는 교사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도 구타당했다고 우기는 사례들이 생기면서, 아동 학대를 막으려는 법이 교사들의 지도 행위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원래 아동복지법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아동 학대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이었다. 이것이 칠곡 계모 사건 이후로 아동 학대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사회 여론에 힘입어 가정을 넘어 학교의 교육 행위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교사들의 훈육 행위가 아동 학대에 해당되는지 학부모나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게 됐고, 자칫 의욕이 넘쳐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에게 어깨라도 툭 치게 되면 교사가 아동복지법 위반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부모들의 어긋난 자녀 사랑과 과보호도 교사들의 학생 지도에 악영향을 끼친다. 최근 영남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 C 씨는 "4년 전에 우리 아이를 교실 벽에다 세운 것은 아동 학대 행위"라고 주장하는 한 학부모로부터 수백 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았다. 해당 학생이 초등학교 때 친구와 다퉈 수업 시간에 교실 뒤에 세워둔 것을 학부모가 자기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뒤늦게 듣고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교사 C 씨는 "교직에 회의가 든다"고 주변에 하소연했다. 특히 아동 학대 중 정서 학대 조항은 더욱 애매하고 교사에게 불리하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아동복지법에 의하면 교사가 편식 학생에게 주의를 줘도 정서 학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거기에 더하여, 2010년 경기도 교육청을 시작으로 서울시, 광주, 전북 교육청 등이 제정한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교사의 학생 지도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일부 학생들은 교사가 교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주우라는 등의 사소한 지시를 학생인권조례 위반이라는 이유로 불응하는 일이 발생했다. 

2017년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체육시간에 피구를 하겠다고 하자, 일부 학생들이 피구는 재미 없으니 다른 것을 하자며 학생들을 데리고 운동장 다른 곳으로 가버린 사태가 발생했다. 정규 수업 시간이었는데도 학생들은 교사 말을 듣지 않고 그 반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학생을 따르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일부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 운운하며 급우들을 선동하여 교사를 무시하고 수업시간도 학생들 마음대로 행동해 버린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 남학생 3명이 쉬는 시간에 놀다가 수업에 들어가기 싫다는 이유로 학교를 벗어나 길거리를 방황하다가 컵라면을 사먹고 학교로 뒤늦게 돌아온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는 이들 3명의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들어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나서서 학교 인근을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나중에 나타난 학생들은 태연히 교실로 복귀하여 자리에 앉았으며, 교사는 언성 한 번 높일 수 없었고, 그냥 이 일을 묵과하고 말았다. 

대다수 학생들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교육 잘 받고 교사의 지시에 순응한다. 그러나 일부 어긋난 학생들은 아동복지법과 학생인권조례를 언급하며 교사의 지시나 지도 행위를 거부하기 일쑤다. 그런 학생들은 모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고, 교권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으며,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교는 잘못된 행동을 반성할 줄 모르는 무책임한 아이들을 방치하게 됐다.

우리가 여기서 다룬 심각한 비교육적 사례를 저지른 문제 학생들은 대부분 교사들의 지시를 무시하고 따르지 않는다. 오라고 하면 오지 않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해도 그 행동을 멈추지 않는 학생들에게 교사는 말을 할 수 없고 손으로 막을 수도 없다. 괜히 나섰다가는 아동복지법 상 범죄자가 되거나 학생인권조례 침해의 구설수에 오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교사들은 문제 아동의 지도에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교육 현장이 정말 이렇게 돼도 괜찮은 것인지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필자의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  

장윤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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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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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 2018-02-02 09:41:23

    이러다 교실 붕괴가 일어나도 교사가 제재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손 하나도 대면 안 되고, 훈계도 못 하니까.   삭제

    • 아지매 2018-01-25 07:44:20

      답답하고 답답합니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 교사는 이나라 국민이 아닌가요?   삭제

      • 이윤경 2018-01-16 07:33:22

        교사들 98%가 학생지도가 어렵다고 대답했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요? 학생들을 위해서 마련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바른 교육을 막는 법적 체계라면 더 늦기전에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인성을 지닌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교육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교권을 세우고 교사인권도 제대로 인정받으면서 학생인권을 세우는 나라다운 나라를 요규합니다.   삭제

        • michael 2018-01-15 16:15:10

          저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교사인원조례 내지는 교권강화법안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선생님들 사기가 떨어져 가르치고 싶은 마음 안듭니다. 선생이 학생한테 굽신거려야 하고 조금이라도 훈계 좀 할라치면 학생인권을 들이밀어 아무것도 지도하지 못하게 하는 이런 세상에 누가 선생 하고 싶겠습니까? 학생만 사람이고 선생은 사람도 아닌가요?   삭제

          • 하늘 2018-01-15 12:46:09

            기사 잘 봤습니다. 첨언하자면 몇 안되긴 하지만 아이들이 사고를 쳐도 되려 인권을 이야기하며 큰 잘못을 저지른 자기 아이를 위해 아이들이니까 그렇다고 감싸는 학부모도 있습니다. 비단 아이들뿐만 아니라 삐뚫어진 부모의 마음도 이런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 아닐까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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