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같은 온라인 수업"...교사에게 막말 퍼부은 학부모에게 교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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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같은 온라인 수업"...교사에게 막말 퍼부은 학부모에게 교권은 없었다
  • 충북 제천시 김연우
  • 승인 2020.11.28 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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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직업 선호도 추락...교권도 동반 하락
명퇴 교원 증가추세...그 원인은 교권 추락 등 교육환경 변화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아이들의 선호순위 1~2등을 다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물론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기 위해 교대를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이전보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열광하는 어린아이들은 줄었다. 그 이유는 인터넷 검색창에 ‘교권’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그중 내가 가장 황당했던 기사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한다.

“온라인 수업 거지 같은 수업, ㅈ같은 수업 들으면 뭐해요?” 믿을 수 없겠지만, 이 말은 학생의 온라인 수업 출석 체크를 위해 학부모에게 전화했다가 한 교사가 들은 말이다. 교사는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대답하지 못했다. 그랬더니 학부모는 왜 말을 안 하냐며 반말로 소리까지 질렀다고 한다. 통화내용이 녹음되고 있다는 교사의 말에 학부모는 맘대로 하라며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해당 학생 아버지는 막말 협박까지 했다. “결혼은 했냐. 온라인 수업 기간이지만, 우리 아이만 학교에 불러 공부를 시켜 달라.” 내가 당사자가 아님에도 이 글을 읽으면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 모든 것이 교권침해가 아니라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의 말이었다. 대체 막말이 교권침해가 아니라면, 어떤 일을 당해야 교권침해로 인정이 되는 건지 묻고 싶다.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교사들은 학부모의 항의를 받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교권이 추락할수록 교원 명퇴자는 늘어나고 청소년들의 교사직 직업 선호도는 낮아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교사들은 학부모의 항의를 받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교권이 추락할수록 교원 명퇴자는 늘어나고 청소년들의 교사직 직업 선호도는 낮아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교권 추락은 해당 학교에서 끝낼 일이 아니다. 교육청으로 사건을 전달하여 엄중하게 처벌하고 교권을 바로 잡아야 한다. 교사는 학부모의 을이 아니다. 분풀이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선생님을 감사함과 존경심을 담은 눈으로 바라보던 시절은 다시 오기 힘든 걸까.

충북에선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나는 교원이 4년째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로 교권 추락과 교육환경 변화 등이 언급됐다. 교직원 인권 침해로 명예퇴직을 하는 그들의 마음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이유로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을 모든 교사를 위해 우리는 현 교육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주입식 교육, 과도한 사교육 등 뭐든 좋다. 다 개선해야 할 점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서 있을 교사들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교육제도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인권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사수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교사’의 인권에는 이렇게 안하무인(眼下無人) 인지 모르겠다.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에게 예의를,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진심을 다한다면 막막했던 우리나라 교육제도에도 커다란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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