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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30명 넘는 가족 모임, 친구들과의 만남이 즐겁고, 국제변호사 큰 아들의 활약이 자랑스럽다" / 장원호[제3부] 삶의 뜻을 생각하는 은퇴인
  • 미주리대 명예교수 장원호 박사
  • 승인 2018.02.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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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첫날밤은 예상대로 시차 때문에 새벽 3시에 일어났습니다. 나는 일찍 일어난 김에 짐을 대략 정리했고, 날씨가 좋으면 새벽에 뒷산과 동네를 산책하려고 했으나, 날씨가 너무 차서 여행기를 대신 적었습니다. 그리고는 동네 목욕탕에 가려고 했으나 역시 날씨도 춥고 새벽 첫 버스가 언제부터 다니는지도 알 수 없어서 혼자 우두커니 새벽 6시까지 기다렸다가 방배로 근처의 '은성 설렁탕'이라는 아주 깨끗한 설렁탕 집에서 도가니 설렁탕을 1만 원 주고 맛 있게 먹었습니다. 

며느리가 집에 설치한 와이파이로 내 전화기에 연결하니 미국과 카카오톡으로 연락할 수 있었고, 또 내가 가지고 온 노트북도 편리하게 쓸 수 있으니, 역시 한국은 인터넷에 관한 한 미국보다 앞서가는 IT강국입니다. 

점심에는 약속한 대로 교대역 근처에 있는 '미다니요(三谷屋)'에서 나의 제일 가까운 친구 만조를 만나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른 친구인 재만이의 건강이 아주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고, 또 다른 친구들인 장규나 종형이는 최근 만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만조는 일주일에 세 번 신장 투석을 하는 어려운 사정을 들으니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팔순이 되었으니 서로 건강을 잘 챙기자는 말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 가기 전에 한 번 더 만나자고 약속하고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세상이 넓다고 누가 말했던가요? 대학 친구들과 한일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좀 일찍 나섰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약속 장소 근처 서울 클럽에서 커피 한 잔하려고 들렸다가, 김성웅 중학교 선배 내외와 딱 마주쳤습니다. 나는 자주 연락을 못 드렸고, 또 서울 온다는 전화도 못한 점을 사죄했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세상은 좁다고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아들 철준이는 홍콩의 한 변호사와 업무차 점심 약속을 했는데, 만나고 보니 그 변호사가 서울대 신문학과 명예교수인 강현두 교수의 아들 원석이었답니다. 철준이와 원석이는 강현두 교수가 미주리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체류할 때 어린 시절을 서로 알고 지냈던 사이였습니다. 세상은 참 좁습니다. 

일요일 점심에 막내 남동생 원철이가 주선한 가족 모임이 상록원에서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 30명이 거의 다 모였습니다. 남동생은 이날 종근당에 입사한 딸 은영이가 회사에서 만난 청년과 2월 27일 결혼식을 올린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다음 날이 생일이라서 생일 파티를 겸한다며 그날 저녁 값을 동생 원철이가 냈습니다. 내가 식사값을 내려고 했지만 원철이가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음 기회에 꼭 한 번 가족에게 식사를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30명이 모인 형제자매 가족 모임(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그날 가족 모임에 나는 아들 철준이 내외와 손주 윤석, 하은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우리집 둘째 아들인 동생 원흥이는 하연이와 두규 두 아들을 데리고 왔으며, 셋째 원일이 내외는 큰아들 철민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셋째 원식이 내외는 아들 철희와 딸 나영이를 동반했으며, 다섯째 인순이와 여섯째 경자 내외는 손자를 되리고 왔고, 일곱째 원철이 가족이 모두 참석했으며, 막내 영자는 두 아들이 미국에 있어 남편 해창이와 같이 왔으니, 엄청난 규모의 식구 모임이 됐습니다. 오늘 참석 못한 식구들을 총망라하면 군대 1개 소대 인원수를 초과해서 45명에 이른다고 누가 말했습니다. 

그날은 마침 아들 철준이 내외의 결혼 13주년 기념일이라고 해서 아들 가족 하고만 서울 클럽에서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나는 훌륭한 결혼 생활을 13년 동안 지속한 아들 내외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었습니다. 

월요일 점심에는 김성웅 선배와 롯데 백화점 안에 있는 아쿠아 식당에서 정식을 들었는데,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대단히 고급스런 식사였습니다. 이날 김 선배와 점심을 먹으면서 지난 3년 동안 못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으며, 나는 나의 자서전 <오십 달러 미국 유학> 책을 선물로 드렸고, 김 선배는 당시 TV 드라마로 방영하던 <징비록>을 다른 이름으로 송복 교수가 출간한 <서애 류성룡: 위대한 만남>이라는 책을 나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 책은 400년 전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 류성룡이 이순신 장군을 발탁해서 난국을 극복한 아프고 어려웠던 역사를 되돌아본 내용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현실이 당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에게는 류성룡도 없고 이순신도 없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저녁 식사는 동대문 근처의 매리어트 호텔에서 미주리 연수 프로그램 출신들인 정치인 노웅래, 유석렬, 조영하, 그리고 제자 박종민 등과 함께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는 미주리대학의 아시아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김상순 씨와 앤 솔로몬 씨가 동석했습니다. 앤 솔로몬은 1982년 저널리즘을 졸업했다고 하며 미주리대학에서 'International Enhancement Director'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대만과 홍콩에 미주리대학의 아시아 프로그램을 홍보하러 가는 길에 동문회 파티 참석차 한국에 들렀다고  합니다.

동대문의 매이어트 호텔은 그 규모가 엄청났습니다. 이 호텔은 지하철 4 호선 9번 출구에서 바로 호텔 지하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이 호텔에 처음 와 봤는데 그 거대한 크기를 보면서 한국 경제의 규모가 매년 달라진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국제변호사 아들의 사무실에서 아들과 함께(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이번 여행의 목표 중에 하나는 국제변호사인 아들 철준이 사무실을 가보는 것이었고, 겸사겸사 철준이가 일하는 태평양 법무 법인의 대표인 오양호 변호사를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오양호 변호사가 점심에 초청하여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는 철준이 사무실을 돌아보면서, 이 법인체 속에서 철준이의 역할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으며,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철준이가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미주리대 명예교수 장원호 박사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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