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자연, 사람,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석학 스티븐슨 박사의 교훈을 새기며 살리라 / 장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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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자연, 사람,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석학 스티븐슨 박사의 교훈을 새기며 살리라 / 장원호
  • 미주리대 명예교수 장원호 박사
  • 승인 2018.03.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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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삶의 뜻을 생각하는 은퇴인

미국 대학 은퇴 후, 나는 수원에 있는 아주대학교 석좌 교수로 3년간 있다가 2003년에 그곳 대학에서 다시 은퇴했고, 지금은 남가주 라구나 우즈 빌리지에 살고있습니다. 그후 나는 라구나 우즈 한인회 회장(2005-2006)과 빌리지 남성골프회 재무이사(2005-2006)를 거쳐서, 이 지역 은퇴인 6102가구를 관장하는 이사회의 이사(2011-2014)로 당선되어, 수석 부회장, 지역사회 재개발 위원장, 조경관리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았습니다.

세월이 너무 빨리 갑니다. 29세에 딸랑 50 달러를 들고 시작한 미국 생활이 이제 50년을 넘겨, 내 나이는 82세가 되었습니다. 하기야 유엔 발표에 의하면, 내 나이가 유엔 기준으로 장년층(75-85세) 후반에 와 있으니, 아직 노인 행세를 할 나이는 아닙니다. 아무튼 유엔 기준에 따르면 나는 아직 젊지만, 나의 지난 인생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아름다운 여행처럼 보입니다. 지나고 보니, 무척 괴롭고 어려웠던 시절들이 지금은 모두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그리고 내가 살아 온 인생은 운칠노삼인 듯합니다. 노력이 삼이고 운이 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나고 보니, 나는 지금까지 노력도 많이 했지만 운이 좋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단돈 50달러를 가지고 이국에 와서 좋은 교육, 자랑스런 커리어, 잘 큰 자식들, 많은 친구들, 그리고 내 분수에 맞는 은퇴생활, 이 모든 일을 누리고 있으니, 이는 운이 없이는 상상도 못 할 일들입니다.

이제는 은퇴인으로서 인생에 관하여 정리할 나이가 된 듯합니다. 프랑스의 야심적인 작가 빅톨 위고에 의하면, 인생에는 세 가지 싸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는 자연과 인간의 싸움이고, 둘째는 인간과 인간끼리의 싸움이며, 끝으로는자기(自己)와 자기와의 싸움이 그것들입니다. 이들 인생의 세 가지 싸움 중 나에게는 자연이나 다른 사람들과 투쟁한 일은 별로 없었던 듯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능력의 20%도 활용하지 못한다고 질책한 Q 방법론의 창시자인 석학 윌리암 스티븐슨(William Stephenson) 박사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겨놓고 자신의 노력을 더 하려는 나 자신의 외침이 내 인생을 이끌어 왔습 니다.

스티븐슨 박사는 1930년대에 영국에서 명성을 올린 물리학자 겸 심리학자로서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와서 미주리 언론대학에서 은퇴하셨습니다. 이 세계적인 석학은 위고와는 반대로, 자연, 다른 사람, 그리고 본인을 사랑하라는 본인의 신념을 가르치고 실천한 대가였습니다.

윌리암 스티븐슨 박사는 1989년에 작고했다(사진: 위키피디아).

내가 조교수 시절인 1972년에 이미 70이 넘은 이 대가의 뜻을 내가 은퇴하고 팔순이 되니 좀 더 잘 이해할 만합니다. 사실 나는 나에게 너무도 가혹한 요구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가족, 절친한 친구, 후학 제자들과 다른 모든 사람들을 제대로 사랑할 줄도 모르고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아름다운 자연을 제대로 볼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라도 석학 스티븐슨의 가르 침을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나는 이제 은퇴인으로서 건강관리를 잘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을 더욱 사랑하고 챙기려고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챙기는 나의 53년 반려에게 감사하고, 가끔 전화해주는 자식 셋이 모두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으니 더욱 고맙습니다.

은퇴인으로서 나에게는 할 일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골프를 치는 것보다 여행과 여행 이야기 쓰는 일을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1989년에 고 안병욱 교수가 쓴 <명상록>에는 다음과 같이 인생은 여행과 같다는 명언이 있습니다. “인생은 긴 여행과도 같습니다. 생명이 탄생하여 죽음으로 끝이 나는 약 80-90년의 유한(有限)한 여행, 그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나의 영원한 집이 아닙니다. 얼마동안 머무르다가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한 때의 여인숙(旅人宿)입니다.”

스타인백(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나는 1966년 오리곤 대학교에서 20세기 문학 과목을 공부할 때, 노벨문학상을 탄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책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스타인벡이 여행하며 신문기사처럼 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도 언젠가는 여러 지방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을 은퇴하고서야 이제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참 행복한 은퇴인입니다. 

*편집자주: 장원호 박사는 <장원호의 50달러 미국유학> 자서전을 시빅뉴스에 연재하는 동안에도 틈틈히 여행하고 꾸준히 여행 이야기를 적고 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2017년 이후 여행기를 계속해서 연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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