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새로운 트렌드 ‘식집사’... 이제는 반려 식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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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새로운 트렌드 ‘식집사’... 이제는 반려 식물 시대
  • 취재기자 박소혜
  • 승인 2023.09.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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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며 기쁨을 느끼는 ‘식집사’, 2030세대 손에서 꽃 피어나
식물 키우기, 일상생활 속 힐링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큰 인기
누리꾼들, “반려식물 키우기를 통해 식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 얻어”

반려동물 300만 시대를 뒤따라 주변에서 반려 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식집사’라는 새로운 용어와 함께 2030세대를 중심으로 식물 키우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식집사란 ‘식물’과 ‘집사’의 합성어로 반려 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며 애정을 쏟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식물 키우기’는 새로운 취미로 부상했고 2030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토마토, 상추 등 비교적 기르기 쉬운 식물 키트부터 시작하여 직접 원예 시장을 찾아 식물을 구입한 것을 SNS에 공유하는 등 반려 식물 키우기를 하나의 유행으로 만들었다.

2030세대가 식물 키우기에 주목하는 주된 이유는 일상생활 속 힐링이다. 식물은 반려동물처럼 산책이나 함께하는 시간을 꼭 필요로 하지 않으며 비교적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반려동물보다 손이 덜 가면서도 충분한 정서적 교감과 위안을 받을 수 있어 바쁜 직장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려 식물을 키우는 대부분의 2030세대는 반려 식물이 하루에 얼마나 컸는지 기록하는 것을 루틴으로 하며 소소한 힐링과 함께 성장해나감을 느낀다.

더불어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데에 큰 인기가 있다. 2030세대 중 1인 가구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자신만의 공간에 집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식물은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에 맞춰 집을 꾸밀 수 있다. 요즘에는 오리, 장화 모양 등 개성 있는 화분과 식물을 걸 수 있는 플랜트 행거도 식집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만의 공간을 특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2030세대에게 반려 식물은 유니크한 인테리어 요소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했다.

대학생 임유선 씨가 한 손에 분무기를 들고 반려 식물 선인장에 물을 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소혜).
대학생 임유선 씨가 한 손에 분무기를 들고 반려 식물 선인장에 물을 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소혜).

최근 식물 키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대학생 임유선(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휴식 시간의 대부분을 반려 식물과 보낸다. 그녀는 취업 준비로 힘들었던 자신을 위한 선물로 반려 식물을 구매했다. 임 씨는 푸릇푸릇한 반려 식물을 매일 보니 일상생활에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 들고 묵혀있던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풀어진다고 말했다. 임 씨는 “아직 초보 식집사이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 조절 등 공부할 거리가 생각보다 많다”며 “반려 식물을 키우기 전에 키울 식물의 특성을 잘 파악해두는 것 또한 너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근량(25, 부산시 동래구) 씨도 1년 6개월간 반려 식물을 키우고 있다. 박 씨는 반려 식물을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실내 공기 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반려 식물을 키운 이후로 집 안의 공기가 맑아지고 더 싱그러워진 느낌이다”며 “요즘에는 식물 전용 등이나 분갈이 거치대도 여러 디자인이 나와 고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반려 식물을 키울 때 주의할 부분도 있다. 박 씨는 지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반려 식물의 이파리가 해충으로 인해 시든 것을 발견했다. 이는 건조한 실내에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긴 일이다. 박 씨는 여행을 가기 전 반려 식물에 충분히 물을 주었음에도 이파리가 시들어 있어 당황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장기적으로 집을 비울 때는 누군가에게 식물을 맡기거나 직사광선을 피해 바람이 잘 드는 곳에 둬야 한다”며 “특히 여름철에는 해충이 많아 식집사들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려 식물 문화는 미디어를 통해 중년층을 넘어 2030세대까지 뻗어가고 있다. 2030세대의 식집사들은 자신의 블로그나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식물 관찰일기나 식물 키우기 꿀팁을 공유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로 댓글을 주고받으며 식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반려 식물 키우기의 열풍을 접한 누리꾼들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화분 기르기는 중년층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준다”, “식물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알아가서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식물 관찰일기를 작성하고 있는 직장인 블로거 ‘마리홍’은 2021년부터 121개의 관찰일기를 블로그에 업로드하며 4000명이 넘는 블로그 이웃과 소통하고 있다. 그녀는 최소 일주일을 주기로 반려 식물의 성장과정을 기록하고 식물 인테리어 소품을 공유하는 게시글로 블로그 이웃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30대 식집사 유튜버 ‘식물집사독일카씨’ 역시 식물 키우기 꿀팁 영상과 식물 관련 용품을 직접 리뷰하는 영상으로 약 2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의 비료 리뷰 영상은 최고 조회 수 406만을 기록하며 구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렇듯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2030세대의 반려 식물 문화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꾸준한 인기를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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