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앤디 워홀,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의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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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앤디 워홀,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의 인기 비결
  • 취재기자 윤유정
  • 승인 2023.04.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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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과 그 친구들’ 네 번째 시리즈로 다가온 ‘무라카미 좀비’전
일본 특유의 '오타쿠' 문화와 전통문화를 적극 수용해 자기 세계 구축
‘귀여움’, ‘기괴함’, ‘덧없음’의 미학을 작품에 끌어들여 차별화 꾀해
전시회 16일까지 연장...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 가능
시민들이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시민들이 부산시립미술관 무라카미좀비 전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가 남녀노소 폭넓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우환과 그 친구들’ 네 번째 시리즈로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좀비’ 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대중에게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초기작을 포함해서 회화, 대형조각, 설치, 영상 작품 등 최근작들까지 소개되는 대형 회고전이다.

일본 대중문화, 만화가 가지고 있는 ‘귀여움’, ‘기괴함’, ‘덧없음’의 미학을 작품에 끌어들였던 작가는 더 나아가 ‘좀비 미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작가의 작업 세계와의 관계를 흥미로운 요소와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변화하는 작가의 작품세계도 다루어 ‘기괴함’에서 확장된 ‘무라카미 좀비’의 구체적인 형태를 만날 수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 좀비' 전시회에 들어가기 전, 벽면에 새겨져 있는 '무라카마 다카시'의 연도별 업적이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 좀비' 전시회에 들어가기 전, '무라카마 다카시'의 연도별 업적 및 일화가 벽면에 새겨져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일본의 현대 미술가이자 팝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고유성을 찾아내 그것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자 했으며, 일본의 현대미술로서 세계와 소통하고자 했다. 그는 일본 특유의 ‘오타쿠’ 문화와 더불어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에서 나타나는 점들을 적극 수용했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일본 작가’, ‘아시아의 앤디 워홀’이라 불릴 만큼 한국에서도 파격적인 인물이다. 전시회를 입장하기 전에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연도별 업적 및 일화를 구경할 수 있다. 지금은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이지만 그에게도 철없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있어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전시회 내부에는 작가의 ‘귀여움’과 ‘기괴함’, ‘덧없음’에 걸맞게 표현된 그림을 공간마다 느낄 수 있다. 시민들은 공간마다 바뀌는 전시회의 분위기를 보고 "마치 여러 개의 전시회를 보는 기분이다", "한 공간에서도 볼 것이 많은 데 여러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어 감상하는 재미를 오래 느낄 수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님의 명성도 있지만 독특한 기획 부분도 인기의 비결”이라며 “관람객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전시회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등 체계적으로 많은 것들이 잘 맞물려 흥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립미술관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 ‘귀여움’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꽃’을 주제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이 ‘꽃’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표 캐릭터로 열 두 개의 꽃잎과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부산시립미술관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 ‘귀여움’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꽃’을 주제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이 ‘꽃’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표 캐릭터로 열두 개의 꽃잎과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귀여움’ 공간이다. SNS상에서도 이미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스팟으로 유명한 이 공간은 마치 놀이동산을 떠올리게 한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표 캐릭터인 ‘꽃’은 열두 개의 꽃잎과 해맑은 미소가 특징이다. 귀여운 캐릭터 속에서 오타쿠적인 면모와 헤아릴 수 없는 꽃들을 보여줘 괴기함이 함께 공존함을 느낄 수 있다. ‘귀여움’ 섹션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작가의 작업개념을 잘 보여준다. 이 공간에서는 오타쿠, ‘귀여움’의 의미로 해석하는 카와이, 슈퍼플랫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흐름을 드러낸다. 알록달록한 색채와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는 ‘무라카미 플라워 공간’에서 시민들은 너도나도 사진을 찍기 위해 분주하다. 전시회를 본 김미소(22, 부산시 금정구) 씨는 “전시 공간의 하나인 ‘귀여움’ 공간은 색감도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아 아이들까지 좋아하는 것 같다”며 “물론 나 역시 그 공간이 제일 재밌고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는 지난 1월 26일부터 3월 12일까지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지속적인 문의로 인해 오는 4월 16일까지 연장됐다. 부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전시 기간이 짧기도 했고, SNS상이나 전화로 관람객들의 연장 문의가 너무 많았다”며 “부산시립미술관 내부 전체에서도 의견이 통합돼 작가분과 협의해서 전시회를 연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는 오는 16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2층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부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앞으로의 운영 계획에 대해 “부산시립미술관이 2024년 리노베이션 사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중반기에 전시회를 한 번 더 진행하고, 9월에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부산시립미술관이 25년 동안 어떤 식으로 미술관의 역할을 해왔는지 등 미술관의 비전과 역할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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