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와 상호 교감 가능한 '초소형 소프트 로봇(그리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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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와 상호 교감 가능한 '초소형 소프트 로봇(그리퍼)' 개발
  • 취재기자 박명훈
  • 승인 2021.10.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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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기억폴리머' 재질 사용... '경도', '연성' 조절 가능
3mm 달팽이 알까지 터트리지 않고 부화... 미세 심박수도 측정
아주대 연구팀 "의료형 로봇으로 즉시 활용 가능하다" 밝혀

‘로봇’은 자동공정, 로봇 청소기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고 있다. 로봇은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생명체와 상호 교감까지 가능한 ‘초소형 소프트 로봇’ 개발에 성공해 화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아주대학교 자연모사연구실 연구팀이 사람 손 형상을 닮은 초소형 소프트 로봇(그리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14일 개발에 성공한 사람 손 모양의 초소형 소프트 로봇(그리퍼)의 모습으로 크기는 5mm 이하이다(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그리퍼(Gripper)’라고 불리는 다관절 로봇은 보행 로봇이나 산업용 로봇 등 회전 관절이 있는 로봇을 말한다. 다관절 로봇은 2축 관절의 단순한 구조에서 10개나 그 이상의 관절이 있는 복잡한 구조까지 다양하며 전기 모터나 다른 다양한 동력 기관으로 구동된다.

기존 그리퍼는 단순히 ‘대상을 집는’ 용도로 개발되어 주로 단단한 물질을 잡을 때만 사용되었고 신호를 받는 센서를 구현하기 위해서 부피가 커져 작은 대상을 잡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소프트 그리퍼는 경도(단단함)와 연성(부드러움)을 조절할 수 있는 소재로 형상기억폴리머(Shape memory polymer)를 채택해 피부의 성질과 비슷한 기계적 특성을 구현하고, 아주 얇은 은나노선과 레이저 공정을 활용하여 센서의 크기를 줄여 로봇의 크기를 길이 5mm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그리퍼에 탑재된 센서는 은나노선을 통해 잡고 있는 대상의 미세한 움직임과 열 자극도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물체로부터의 신호를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자극을 주는 양방향 입출력이 가능하다.

즉 돼지 혈관이나 달팽이 알 등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대상을 부드럽게 잡을 수 있으며 이는 곧 맥박이나 심장박동 같은 실시간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로봇을 통해 직경 3mm 이하의 작고 부드러운 달팽이 알을 터트리지 않고 잡아서 열을 가해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기계적 움직임과 부화 직후 달팽이의 미세 심장 박동수까지 정확히 측정해냈다.

소프트 그리퍼는 3mm보다 작은 달팽이 알을 터뜨리지 않고 부화시킨 후 달팽이의 심장 박동까지 측정이 가능하다(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또한 돼지 혈관 역시 상처 없이 잡고 맥박을 측정하는 데도 성공하면서 연구원 측은 “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 유기체를 상처 없이 잡아 미세 생체신호를 측정한 최초의 사례다”라고 말했다.

소프트 그리퍼는 달팽이 알 뿐 아니라 돼지 혈관에 상처 없이 맥박 측정도 해낸다(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뿐만 소프트 로봇은 형상기억폴리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강성을 조절(가변 강성)할 수 있어 로봇 무게보다 1,200배 무거운 추를 지속적으로 들 수도 있다.

소프트 그리퍼의 재질의 특수성으로 자신의 무게보다 약 1,200배 무거운 추를 지속적으로 들 수도 있다(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연구팀은 소프트 로봇의 개발로 사람 체내에서 건강 진단과 동시에 치료를 주는 초소형 의료형 로봇으로 즉시 활용 가능하며 치료 과정에서 생명체의 상태가 개선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아가 측정된 건강 신호를 인공지능과 결합한다면 미래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전기적 자극, 약물 전달, 무선 동작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을 개발한 아주대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그리퍼는 측정과 동시에 자극도 줄 수 있어 의료 분야에서 진단 및 치료 과정의 모니터링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해 현재 많은 난제들이 쌓여있는 사람의 세포 단위 유기체에 대한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도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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