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의 경계가 있어야 한다"...디스토피아를 우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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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인간의 경계가 있어야 한다"...디스토피아를 우려함
  • 경남 거제시 박진아
  • 승인 2018.12.23 15: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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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남 거제시 박진아

우린 사회에는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인종 차별, 성 불평등처럼 각종 ‘차별’, ‘불평등’, ‘혐오’ 현상들이 있어왔다. 그리고 미래가 되면 그 모든 것이 해결되고 평화롭고 평등한 사회가 도래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미래가 되어도 또 다른 차별과 혐오가 존재할 것이라는 게 나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다.

미래에는 바로 영화 <A.I.>처럼 ‘로봇 혐오’가 만연하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그 영화에서는 사람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는 AI 로봇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영화 속의 사람들은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에 대한 분노와 멸시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이미 버려진 AI 로봇들을 다시 한 번 잔인하게 부수고 그것을 여럿이서 관람하면서 하나의 ‘쇼’처럼 즐기기까지 한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SF영화 속에서도 휴머노이드는 대체로 군수품처럼 전쟁에 대량 투입되기도 하고, 사람의 노예로 철저히 이용당하기만 한다. 생긴 것도 인간과 똑같고, 우리처럼 감정과 고통을 느끼지만, 단순히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그들을 막 대하고 착취한다니, 정말 잔인하고 야만적이지 않은가?

로봇이 인간과 너무 비슷해지면 영화 처럼 인간과 로봇의 치열한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아직까지는 AI 로봇이 인간처럼 자아(인격)가 있거나 고통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 켄트대학 의 매켄지 교수에 따르면, “머지않아 인간의 성적 욕구에 따라 지각력과 자아의식을 갖춘 섹스로봇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점점 사람과 똑같은 로봇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몇 십 년 후에 로봇의 심리를 치료하는 ‘로봇감성치료전문가’가 새로운 직업으로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는 ‘테크노포비아(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거부감, 적대감)’와 로봇을 철저히 이용 대상으로만 삼는 ‘권위주의적’인 생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로봇은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로봇을 ‘사람처럼’ 개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복제도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는 것처럼, 로봇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산업용 로봇, 전쟁에 투입할 군사용 로봇, 섹스로봇 등 평생 노동만 해야 하는 로봇들은 고등한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없도록 법적으로 금지시켜야 한다. 우리가 죄 없는 그들을 평생 고통 받게 할 권리는 없다. 정말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사람과 똑같은 대우와 존중을 해줄 것이 아니라면 아무 감정 없는 ‘빈 깡통’ 같은 로봇으로 만들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고 멀리서 보면 비극’이다. 과학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부분에만 눈이 멀어 과학기술만 발달시키지 말고, 미래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갖고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윤리 강령이나 법적 제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결코 SF영화 속 디스토피아처럼 세상 사람들이 인간중심적으로만 생각해서 또 다른 ‘착취’와 ‘지배’를 하는 야만적이고 불평등한 사회가 오지 않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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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무 2018-12-25 13:02:24
기자의 말씀이 옳습니다.
정말 순수한 인간이 아니고선 소셜로봇 이용을 하지 말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정말 로봇을 순수 이용목적을 따져가면서
해야지 절대 불손하게 이용해서는 더더욱 안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