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떼고, 찌그러트리고...'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 배출 시행 3개월, 잘 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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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떼고, 찌그러트리고...'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 배출 시행 3개월, 잘 되고 있을까?
  • 취재기자 조유란
  • 승인 2021.03.20 0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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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페트병은 고품질 섬유 원료...7월부터 위반 시 과태료 부과
아직 계도기간이라 분리배출 규칙 안 지키는 시민 많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전국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를 시행했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는 맥주병, 유색 페트병이 아닌 무색, 즉 투명색 페트병을 전용 수거함에 따로 배출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고품질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페트병 해외 수입을 줄여 낭비되는 돈은 줄이고, 국내에서 분리배출되는 투명 페트병으로 고품질 원료를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500ml 투명 페트병 12개가 모이면 티셔츠 한 벌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투명 페트병의 쓰임새가 이토록 유용한 만큼,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 시행 3개월이 지난 시점,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은 잘 이뤄지고 있을까?

진주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품 수거장 모습.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이 설치돼 있지만, 아무렇게나 재활용품이 흩어져 있다(사진: 취재기자 조유란).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품 수거장 모습.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이 설치돼 있지만, 아무렇게나 재활용품이 흩어져 있다(사진: 취재기자 조유란).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품 수거장에는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이 설치돼있다. 하지만 안내표시판이 무색하게 아무렇게나 재활용품이 흩어져있다.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에는 배달 일회용품이 쌓여 있고, 일반 페트병 수거함도 마찬가지로 바로 옆 플라스틱 수거함 존재에도 페트병이 아닌 다른 플라스틱 재활용품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아파트 주민 정 모(56, 경남 진주시) 씨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가면 엉망진창으로 분류돼있는 경우가 많다. 엉망으로 분류된 재활용 쓰레기를 내가 다시 분류해 배출하는 때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 모(47, 경남 진주시) 씨는 “재활용품 배출도 똑바로 안 할 거면 플라스틱 소비라도 줄였으면 좋겠다. 수거함이 가득 차있으면 바닥에 대충 던져두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 속 버려진 재활용품들. 배달 일회용품, 유색 페트병, 라벨이 미 제거된 투명 페트병이 눈에 띈다(사진: 취재기자 조유란).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 속 버려진 재활용품들. 배달 일회용품, 유색 페트병, 라벨이 미 제거된 투명 페트병이 눈에 띈다(사진: 취재기자 조유란).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 속에는 엉망으로 버려진 재활용품들과 함께 라벨이 제거되지 않은 투명 페트병들도 다수 보였다.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을 안내하는 표지판과 수거함 측면 벽에는 투명 페트병에 부착된 라벨을 반드시 제거 후 배출하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재활용품을 버리러 온 주민 오 모(44, 경남 진주시) 씨는 “아파트 출입구에도 라벨을 꼭 제거해 배출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은근히 귀찮은 일이지만 나는 잘 떼서 버린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지금이 낫다. 예전엔 라벨이 제거된 페트병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는 현재 홍보와 계도 기간을 가지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정착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가오는 올해 7월부터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3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진주의 한 아파트 관계자는 “아파트 관리소에 과태료가 부과되면 CCTV 판독을 통해 해당 주민을 찾아 과태료 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하며 “재활용 분리배출 방법을 반드시 숙지하고 재활용품 수거를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바른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을 설명하는 이미지(사진: 환경부 홈페이지 홍보자료 캡쳐).
올바른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을 설명하는 이미지(사진: 환경부 홈페이지 홍보자료 캡쳐).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은 단순히 투명 페트병을 분리해 배출하는 것 이외에도 올바른 방법으로 투명 페트병을 정리해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로 페트병 속 내용물을 비우고, 물에 최소 한 번 헹궈 페트병 속을 깨끗하게 만든다. 그다음 부착된 라벨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페트병에 힘을 줘 찌그러트린 후 뚜껑을 닫아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

환경부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 정착을 위해 지난 3월 15일 국방부와 경찰청, 섬유산업회와 투명 페트병으로 만든 기능성 의류를 시범 구매하는 자원순환 서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서약식과 더불어 국내 페트병을 활용한 제품 전시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와 경찰청은 국내 페트병 재활용 의류를 구매하기로 약속했으며, 환경부는 앞으로 공공기관의 재활용제품 구매를 확대하기 위해 재생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조달청 혁신 제품으로 등록하고, 지자체가 재생원료 사용 제품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페트병 재활용 전 단계 개선 및 정책 지원을 할 것이라고 환경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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