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열려있는 위로 서점, 광안리 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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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열려있는 위로 서점, 광안리 밤산책방
  • 취재기자 김지우
  • 승인 2023.10.30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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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밤 산책하듯 쉬어가세요” 안내 문구 눈길
독립 출판물 등 많아....위로 주고 받는 무인 서점

밤 늦은 시간 부산에는 여전히 불이 켜져 있는 한 책방이 있다. “24시간 밤 산책하듯 쉬어가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입구에 쓰여진 이곳은 부산 광안리에 있는 독립서점 ‘밤산책방’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지하에 있는 책방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나온다. 내려오는 길목에는 “위로가 되었으면 해서 함께 공감하고 함께 행복해졌으면 해서 서툴지만 열심히 하는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어서 그래서 위로가 되길 바라는 책을 팝니다.”라는 책방지기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포스터가 붙여져 있다.

처음 밤산책방에 들어가면 빔 프로젝트로 재생되고 있는 파도 영상과 아늑한 조명을 받은 책들이 눈에 띈다. 누군가에게 응원과 위로를 주고싶다는 책방지기의 말처럼 이곳에서 파도 소리와 함께 책을 읽으면 마음의 위안을 얻는 듯한 기분을 괜스레 느낀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책을 볼 수 있는 밤산책방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파도 소리를 들으며 책을 볼 수 있는 밤산책방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일명 위로 서점인 밤산책방에서는 독자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일상, 청춘, 일 관련 에세이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또한 책마다 책방지기의 간략한 내용 설명 및 코멘트가 달려 있어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르기 훨씬 수월했다.

밤산책방은 규모가 큰 책방은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기성 책들보다는 독립 출판물들이 많아서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디자인이 통장으로 되어있는 책이나 무속 에세이 등 특이한 독립 출판물들도 있었다. 책이 없는 공간에도 책방지기의 취향이 듬뿍 담긴 포스터나 그의 생각이 드러나는 글들이 곳곳에 붙여져 있어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다 신경을 쓴 알찬 책방이라 느껴지기도 했다.

밤산책방이 다른 책방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무인 서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무인으로 책이 전시되고 판매되는 만큼 설명이 아주 자세히 적혀있다. 입구의 이용안내서부터 키오스크 근처에도 책 구입 방법이나 결제 미해결 시 문제 해결 방법 등 혼자서도 책방을 잘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다양한 서적이 전시되어 있는 밤산책방 실내(사진 : 취재기자 김지우).
다양한 서적이 전시되어 있는 밤산책방 실내(사진 : 취재기자 김지우).

책방지기 김민서 씨는 “퇴근하고 귀가하는 밤 삶의 무게에 힘들었던 자신처럼 나와 같은 사람이 온전히 쉬어갈 곳이 필요하다 생각해 이러한 책방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시간 제약 없이 언제든, 누구라도 잠시 쉴 공간이 필요하다면 이 공간에 머물며 힘을 얻어 가라는 그녀의 바람처럼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곳에 방문해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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