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를 전해주는 편안한 독립서점, 용호동 미우서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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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전해주는 편안한 독립서점, 용호동 미우서재를 아시나요?
  • 취재기자 원승현
  • 승인 2023.11.2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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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용호동 즐비한 카페들 속에 자리한 작은 독립서점
생활의 의미를 찾고 정을 나누는 책방이자 동네 사랑방

'서점이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스스로 마을이라 부를 수는 있겠지만/영혼까지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신도 알 것이다.' -닐 게이먼(소설가)

부산 용호동의 독립서점 ‘미우서재’(사진: 취재기자 원승현).
부산 용호동의 독립서점 ‘미우서재’(사진: 취재기자 원승현).

오래된 골목 사이 빼꼼 자리한 부산 용호동의 미우서재. 독립서점으로 개업한 이곳은 작은 규모이지만 다정한 온기를 가득 안고 있다. 알찬 이야기가 담긴 서재로 채워진 이곳은 누구든 부담 없이 들어와 책을 감상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아늑한 공간으로 구성된 내부는 깔끔한 나무 책장과 책상, 푹신한 쇼파, 더불어 화분들이 채워진 작은 정원까지 마련되어 다채롭고 편안하게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외관으로 봤을 때와는 달리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 들어오는 손님마다 “이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어?”라는 반응이다.

실내는 조명이 밝게 비치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 손님들이 앉아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이 서점의 모든 책은 열람할 수 있으며 공간 후기, 책 후기, 인상 깊은 구절 등을 포스트잇에 자유롭게 작성하여 기록을 남길 수도 있다.

손님들이 서점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원승현).
손님들이 서점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원승현).

책 그리고 의미를 찾는 우리

독립서점은 대중서점과는 달리 대규모의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개인이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독특한 서점 주인의 취향이나 분위기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독립서점의 매력이자 정체성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사진을 위한 예쁜 카페들이 즐비한 거리. 골목은 많지만, 그곳에 서점이 자리를 잡은 경우는 드물다. 책보다는 영상 콘텐츠가 자주 소비되는 현대 사회에서 작은 서점이 살아남기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늘 책을 읽고 생각하며 의미를 찾는다.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게 있어. 저자들이 하나같이 다 우물에 빠져봤던 사람이라는 걸. 방금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예전에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앞으로 또 우물에 빠지게 될 거라고.”

‘미우서재’의 책장에서 꺼내든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193페이지에 수록된 글이다.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책과 감정적 교류를 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나가며 생각한다. 그리고 위안을 얻는다.

언젠가 자신만의 우물에 빠지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을 우물에서 꺼내줄 문장을 찾고 있을 것이다. 우연히 들렸던 작은 독립서점에 예상치 못한 책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미우서재’ 서점 주인은 “미우서재는 의미를 찾는 책 공간입니다. 이 공간이 서점에 오는 손님들에게 따뜻한 영혼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차를 마시고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는 나, 너, 우리의 의미를 찾아가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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