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는 공간, 부산 남구의 작은 책방 ‘미우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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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는 공간, 부산 남구의 작은 책방 ‘미우서재’
  • 취재기자 김민지
  • 승인 2023.12.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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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쌩 달리는 도로 옆 한 골목. 좁디좁은 작은 골목길 안쪽에는 추운 겨울을 따스하게 맞이하는 책방이 있다. 동네 사람들이 아니면 찾기 힘들 정도로 골목길에 숨어있지만 갔다 오면 계속 들르게 된다는 곳. 바로 부산시 남구 용호로 268번지에 위치한 의미를 찾는 우리들의 책공간 ‘미우서재’이다.

책방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가구점 옆 골목에 있다.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여기에 책방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골목길 앞에 작은 팻말이 놓여있다.

부산 남구 용호로 268번지에 위치한 미우서재 입구 (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부산 남구 용호로 268번지에 위치한 미우서재 입구 (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미우서재 책방은 동화 속 한 장면과 비슷하다. 상아색 벽돌과 하얀 간판으로 이루어진 이 책방은 주위 허름한 주택과 상반되는 느낌을 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책의 향기와 따뜻한 공기가 추운 겨울 꽁꽁 언 몸을 녹여준다.

의미를 찾는 우리들의 책공간 ‘미우서재’

미우서재 서점 안쪽에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나무 의자와 책상이 배치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미우서재 서점 안쪽에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나무 의자와 책상이 배치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아늑한 공간과 빈티지한 나무 책상과 의자, 싱그러운 느낌을 주는 식물까지 미우서재 책방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방에 가득한 책들은 서점 주인이 열심히 모은 것과 더불어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 기증한 것들이다. 사람들의 따듯한 온정과 이야기가 담긴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는 일반 프렌차이즈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미우서재 서점 입구에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동화책들이 선반에 가득 놓여있고 그 밑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꽂혀있는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미우서재 서점 입구에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동화책들이 선반에 가득 놓여있고 그 밑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꽂혀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들어가자마자 가득 보이는 건 동화책이다. 어린 시절, 한 번쯤 읽어봤던 동화책부터 인문학적 가치를 담고 있는 동화책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책방을 운영하는 서점 주인은 “책에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동화책’이라는 장르를 고르게 됐다”며 “인문학성을 기를 수 있는 동화책들을 많이 구비했다”고 말했다.

서점 주인은 책방의 슬로건인 ‘의미를 찾는 우리들의 책공간’이라는 문장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는 ‘삶의 의미’를 뜻한다는 것. 서점 주인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은 모습에 영감을 얻었다”며 “독서를 통해 텍스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적용되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전했다.

‘미우서재’ 책방을 이용하는 방법

책방을 이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이용권을 구매할 시 음료 1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약 1600권의 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는 것. 도서 구매 시 이용권 1000원을 할인해 준다. 이용권은 6000원으로, 시간제한 없이 서점 내 모든 책을 열람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우서재 책방을 이용한 동네 주민 서하늘(21) 씨는 “6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요즘 카페에서도 커피 한 잔에 5000원에서 7000원 정도 하니까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느껴졌다”며 “카페에서는 책 읽으려면 눈치가 꽤 보이는데 시간제한 없이 다양한 책들을 볼 수 있으니까 오히려 마음 편해서 좋았다”고 대답했다.

미우서재 책방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그림책 읽기 모임’은 ‘함께하는 의미 여행’이라는 뜻을 담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그림책을 통한 치유와 성장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은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인문 독서 모임’도 존재했다. 책 또는 독서에 관심 있고 의미를 찾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라면 참여가 가능했다.

미우서재 서점에 다녀간 많은 사람이 남긴 방명록들이 한쪽 벽면에 가득 채워져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미우서재 서점에 다녀간 많은 사람이 남긴 방명록들이 한쪽 벽면에 가득 채워져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민지).

'미우서재는 의미를 찾는 책공간입니다. 이곳이 소중한 당신께 따뜻한 영혼의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음의 위안과 나, 너, 우리의 의미를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미우서재 서점의 명함에 적힌 문장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배움과 가치를 얻는다. 이 배움과 가치는 결국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 공간에 들르는 모든 사람이 각자 삶의 의미를 찾을 때까지 미우서재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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