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코로나가 직격탄...알고 보면 학교 앞 '추억의 산실'
지난 12일 찾은 부산 서구 K초등학교 앞, 저 멀리 초등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간판 없는 문방구가 보였다. 옛날과 다름없는 여러 가지 저렴한 간식거리 식품들이 놓여져 있다. 그 안에는 연세가 좀 있는 사장님이 앉아 있었다.
저출산 문제에 따라온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는 오래된 문방구에 직격탄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약 6,000개 이상의 문방구가 사라졌다고 한다.
시대가 흘러가면서 ‘하나 덤으로 가져가’라는 정겨운 문방구는 줄어들고 무인 매장들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 과거 문방구는 초등학생들의 백화점 같았다. 100원 200원에 친구들과 흔히 '불량식품'이라 불리는 것을 사서 나누어 먹는 모습도 이제는 구경하기 어렵게 됐다.
개학일에 맞추어 실내화, 각종 준비물 등은 문방구에 가면 모두 입구에 준비되어 있었다. 안면 튼 사장님과 정겨운 인사. 학생들보다 학교 준비물들을 더 잘 아는 사장님의 모습은 추억 속으로만 기억해야 한다.
시내 K초등학교 정문 앞 간판 없는 문방구를 찾았다. 이 초등학교가 생긴 후 바로 따라 생긴 문방구이다. 간판은 외부에서도 내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부에는 수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끈끈이부터 옛날의 때가 묻어있는 물건들이 많았다.
문방구를 들어가자 왼쪽 의자에 앉아있는 약 26년 문방구의 역사를 지켜 온 문방구 사장님 A 씨가 손님을 맞는다. 그는 “문방구인데 문구는 하나도 안사가고 과자나 음료수, 장난감이나 팔고 있다. 준비물은 학교에서 다 내주다보니 공책 하나도 안 팔리고 준비물 끊긴지는 몇 년 됐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옛날 아이들은 요즘 애들과는 다르게 어른말도 잘 듣고 진실성도 있다. 요즘도 성인이 된 옛날 아이들이 찾아온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예전엔 문방구에도 정이 있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정’이 사라졌다. A 씨는 “확실히 옛날 아이들이 정이 많았다”고 했다. 중학생 김모 학생(14)은 “문방구에는 현금 밖에 받지 않아 잘 안 가고 대형서점인 G문고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종류도 다양하고 좋다. 친구들도 대부분 G문고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온라인으로 준비물을 공지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하루 만에 준비물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다. 쉽게 문구류나 준비물을 구할 수 있지만 하나씩 덤으로 챙겨주고 친구들과 나눠 쓰는 정겨운 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장이 안타깝기만 하다.
옛날에는 동전이 소중하게 쓰이곤 했다. 동전 한 두 개로 맛있는 간식을 사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동전뿐 아니라 지폐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아이들은 문방구의 중요성을 알까.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는 문방구가 추억의 산실이면서 학교 앞 역사가 된다는 것을 알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