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그 때 내 결정이 맞았다고 생각해요”... 영화 ‘비상선언’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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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그 때 내 결정이 맞았다고 생각해요”... 영화 ‘비상선언’을 보고
  • 부산 남구 윤인제
  • 승인 2022.12.02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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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타이틀인 ‘비상선언’은 항공기가 비행 중 화재나 고장, 연료 고갈 등 치명적인 재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비상사태임을 선언하는 항공 용어이다. 비상선언을 선포한 항공기는 다른 항공기보다 우선하여 착륙할 수 있는 우선권이 부여된다. 즉, 항공 운항에 있어 이것은 비상계엄 선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이 비상 선언이 이뤄지기까지 급박한 항공 재난을 상상 초월의 거대한 규모로 연출한다.

영화 비상선언 포스터(사진 : 네이버영화)
영화 비상선언 포스터(사진 : 네이버영화 캡처).

비상선을 본 감상평을 먼저 말하자면 ‘마치 내가 타고 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넘치고 체험하는 것 같은 영화였다. 무중력, 고공낙하, 360도 회전 시퀀스 등 이런 연출들이 몰입감을 증폭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영화는 수상해 보이는 남자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이 남자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제약회사의 팀장으로 근무했었다. 며칠 전 남자는 비행기 테러를 예고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본인이 개량한 바이러스를 비행기에 퍼트리고 승객 중 한 명이 전염되어 고통스럽게 사망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된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예정된 도착지 하와이가 아닌 가장 가까운 항로로 착륙을 시도하려 하지만 주변국 들은 자국민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해 착륙을 거부한다. 연료는 점점 고갈이 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망자는 점점 늘어난다. 기장마저 감염돼 사망하자 아수라장이 된 항공기에서 부기장은 비상선언을 선포한다.

주변국뿐만 아니라 자국민도 착륙을 거부하는 여론이 점점 생기기 시작했고, 고위 장관들은 백신이 있다곤 하나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변종 바이러스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착륙을 쉽게 허가하지 않았다.

비행기는 대한민국 상공을 하염없이 떠돌기만 하고 아래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민도 지켜줘야 한다는 여론과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하기 싫다는 여론이 대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항상 우리는 선택에 기로에 서 있다. 만약 우리라면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영화를 보면서 이 딜레마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정한 선택이 과연 미래에 자신에게 물어보았을 때 과거로 돌아갔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연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결정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화 ‘비상선언’은 시청하는 청중에게 생명의 경중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모든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는 것에 동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 인류 역사상 항상 고민하고 싸워 왔던 부분이다. ‘자국민의 보호’를 선택해서 적은 수의 시민을 희생시키는 선택을 했다면 인류 전체적으로 봤을 때 더 많은 것을 구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기준을 가지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원이 많든 적든 생명이 걸린 문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본인이 선택에 참여하는 것은 죄책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만들어주고 결정하게 해주는 게 영화 ‘비상선언’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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