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한 달 새 3명, 올들어서 10명 사망....분류작업은 공짜노동으로 과로사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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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한 달 새 3명, 올들어서 10명 사망....분류작업은 공짜노동으로 과로사 원인
  • 취재기자 안시현
  • 승인 2020.10.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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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40%가 택배상자 분류하고 트럭에 싣는 분류작업하지만 무임금으로 일해
택배 노동자 과로사해도 산재 적용도 안돼...업체는 이를 악용할 소지 많아 문제
택배 산업 종사자들에게 가해지는 과도한 업무 강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 사태에 비정규직 해고를 중단하라 요구하는 행진이다 (사진: 더팩트 제공).
택배 산업 종사자들이 과도한 업무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코로나19의 여파로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과로사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택배 산업 종사자에게 과도한 업무를 지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택배 산업의 대대적인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추석에 파업을 예고했다. 그러나 택배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을 예상해 취소한 바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근무한 김  모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책위는 “36세의 젊은 나이로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한진택배 측은 “숨진 김 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고 배송량도 200개 내외로 적은 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책위는 “한진택배는 타 택배사와 비교해 택배노동자 한 명당 담당구역이 넓어 200개를 소화하는 시간이 다른 택배사의 노동자가 300~400개 물량을 소화하는 시간과 비슷하다”고 다시 반박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택배기사들의 과중한 업무에 분류작업을 가장 큰 문제로 봤다. 분류작업은 사실상 무임금 노동으로 굳어져 ‘공짜 노동’이라고도 불린다. 택배 노조 측은 분류 작업에 인력 충원을 요구했으나, 택배업체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체 근무시간의 40%인 8~9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라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나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는 산재 적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업체와 노조 간 갈등을 겪고 있다. 본래 택배기사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다. 하지만, 본인이 제외를 신청할 경우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택배 노조는 이를 택배 업체가 악용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는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했다. 김지원(22, 대전시 유성구) 씨는 “지난 번에 SNS를 통해 택배기사를 독려하는 ‘늦어도 괜찮아’ 캠페인을 본 적이 있어 관심을 갖게 됐다. 올해만 10명이 과로사로 숨졌다는데, 정말 심각해 보인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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