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 거부키로 했던 택배 기사들이 18일 정부의 인력 충원 등 대책에 따라 분류작업 거부 방침을 철회했다.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분류작업 전면 거부로 인한 국민의 불편함 등을 고려해 예정돼 있던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려했던 택배 대란은 일단 해소됐다.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올해만 벌써 택배 기사 7명이 과로사로 숨졌다"면서 "코로나19에 추석 명절 물량까지 늘어나면 동료들 중 누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온 진 위원장은 "택배 분류 작업은 하루에 평균 6~7시간 소요된다. 택배기사들은 업무의 절반을 분류 작업에 쓰지만, 정작 분류작업에 대한 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법적으로 분류작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28년간 택배기사가 알아서 한 일이 관행으로 굳어져 지금까지 지속됐다”며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한 근로조건 개선과 같은 구조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가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관련 업계와 함께 인력 충원 등 대책을 세웠다. 

택배기사들이 작업 거부를 철회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택배 기사님들께 고맙고 감사하다”, “합의도 할 줄 아는 현명한 분들이다”라는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안다현(24, 부산시 동구) 씨는 “급한 생필품을 택배로 시켜서 걱정했는데 분류작업 거부가 취소돼서 정말 다행이다. 항상 고생하시는 택배기사님들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안시현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