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귀성’ 함께 ‘여행’과 ‘휴식’도 날로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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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귀성’ 함께 ‘여행’과 ‘휴식’도 날로 는다
  • 취재기자 김수현
  • 승인 2019.09.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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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통계분석, 귀성인구 늘며 여행+휴식도 는에 띄게 증가

추석과 같은 명절 연휴 동안, 여행을 즐기는 인구가 날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성하는 인구수의 비율도 많이 늘었지만, 이와 더불어 여행을 택하는 인구, 귀성 및 여행을 택하는 인구수도 많아진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추석특별교통 동행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여행 비율은 7%로 나왔다. 이는 작년에 비해 4.7%P나 오른 수치다. 그만큼 추석에 제사나 차례를 지내는 것을 중시하는 것 보단 그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휴가를 가지는 경우가 느는 추세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추석특별교통동행실태조사를 집계한 통계자료(사진: 한국교통연구원 추석특별교통동행실태조사).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추석특별교통동행실태조사를 집계한 통계자료(사진: 한국교통연구원 추석특별교통동행실태조사).

이민호(25,부산시 수영구)씨는 “이번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고 얘기했다. 차례에 대한 부담감이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점에서 차례를 지낼 때 보다 연휴를 더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추석과 같은 명절, 흔히 볼 수 있는 차례상(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추석과 같은 명절, 흔히 볼 수 있는 차례상(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반면 차례를 계속 지내고 있는 가정도 있다. 정규석(52,울산시 울주군)씨는 “차례는 조상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내는 전통 관습이다. 추석 날 온 친척과 함께 모여서 안부를 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추석마다 모인다”라고 얘기했다.

김하늘(22,거창군 거창읍)씨는 “우리 가족은 약 10년 전부터 절에서 차례를 지냈다. 일정비용을 맡기면 조상에 대한 차례 준비를 해주기 때문에 명절음식을 거하게 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집에서는 간단하게 전만 부쳐 먹는다”고 말했다.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도 있지만 차례를 지낼 집이 마땅치 않아 친척들끼리 계속 그렇게 차례를 지내왔다. 하지만 아침 일찍 첩첩산중에 있는 절에 가는 게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 이렇듯 제사를 지내더라도 제사 준비를 하는 데 들이는 비용과 노동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추석을 지낸다.

반면 친척과의 교류 문제 등으로 명절에 모이지 않는 가정도 늘고 있다. 경찰청이 발표한 최근 3년간(2016~2019) 추석 연휴기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추석 전날 귀성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438건 사망자는 8.7명으로 추석 연휴기간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 392건 4.7명 보다 더 심각한 수치다. 이는 친척을 보고 추석 연휴를 지내러 가는 귀성길이 상당한 무리인 것임을 입증한다.

귀성길 차량들로 번잡한 도로는 교통체증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도 유발한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귀성길 차량들로 번잡한 도로는 교통체증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도 유발한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김 모(27,부산시 금정구)씨는 “올해 설 까지는 지냈다. 우리 집이 큰 집이라 이번 추석부터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하니 친척들이 모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례를 지내지 않으니 친척들끼리 모일 일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 있는 친척들이 무리해서 부산에 오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연휴를 더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다.

조성원(50,거창군 거창읍)씨는 “원래 명절 때는 친척들끼리 모여야 한다는 주의다. 명절이라면 가족과 함께 모여서 연휴를 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근래 들어서 친척들끼리 모이는 일이 고된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 명절에 모이기로 한 것을 중단했다”고 얘기했다. 또한 제사상을 준비하기 위한 가사노동도 부담이 됐었는데 그것을 하지 않게 되니 연휴를 한결 편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모습도 보인다. 매경 이코노미가 성인 남녀 직장인 261명을 상대로 조사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제사 간소화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95.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들 중 20~30대가 85%다. 따라서 현세대의 청년들은 제사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염재선(23,부산시 부산진구)씨는 “집에서 간단하게 차례를 지냈고 친척이랑 모일 새 없이 친구랑 놀고 부모님과 영화도 보러 갔다”고 얘기했다. 차례를 간소하게나마 지내고 남은 연휴를 가족과 친구와 함께 보냈다. 이처럼 차례의 대한 강박관념이 사라지고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는 경우가 많다.

예전엔 명절날 삼삼오오 모여 친척들끼리 서로 안부를 묻고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던 모습이었다. 그러나 어떤 가정들은 새로운 명절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혼인 여부에 따른 추석 연휴 계획’에서는 ‘기혼자’들은 귀향한다는 항목을 62%로 가장 많이 뽑았다. 반면 ‘미혼자’들은 귀향한다는 항목을 41%로 기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뽑았다. 혼인을 피하는 ‘n포세대’의 흐름에 따라 결혼을 하지 않은 1인가구가 많아지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추석 연휴 동안 귀향하는 인구수는 점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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