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택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야권 법조계 "직권 남용, 명백한 수사외압, 탄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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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자택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야권 법조계 "직권 남용, 명백한 수사외압, 탄핵감"
  • 취재기자 송정빈
  • 승인 2019.09.2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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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입니다."......"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검사 000입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 질의에 조 장관, 검사와 통화사실 시인
조국 "압수수색 하되 제 처 건강문제 챙겨달라고 했다"고 답변
조국 법무부 장관(사진: 더 팩트 배정한 기자, 더 팩트 제공).
조국 법무부 장관(사진: 더 팩트 배정한 기자, 더 팩트 제공).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검찰이 서울 방배동 자신의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 현장에 나갔던 검사에게 전화로 아내 정경심 씨를 배려해달라고 한 사실이 26일 드러났다. 야당에서는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장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에게 “지난 23일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 할 때 검사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있다”고 대답했다.

주 의원은 “검사에 대한 인사권과 지휘·감독권을 가진 법무부장관이 자기 집을 압수수색하는 팀장과 전화한 사실 자체가 엄청난 압력이고 협박”이라면서 “전국의 2000명 넘는 검사들은 압수수색하는 검사한테 장관이 전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악하리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이어 “검찰청법 제8조에 의하면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 지휘할 수 있다”면서 “장관이 다른 사람의 사건도 아니고 자신의 사건, 가족 관련사건을 담당하는 검사 수사 팀장에게 전화한 것은 (검찰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고 직권남용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이것은 헌법 65조에 의한 탄핵 사유다. 각 부 장관이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면 국회는 탄핵소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도 "법무장관으로서 부적절한 행위이며 탄핵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그러나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왔고, (전화를 넘겨받은 뒤) 처의 몸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하게 해달라고, 배려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면서 “압수수색에 대해 어떤 지시도 하지 않았다. 어떤 방해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관련, 검찰은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 검사와 조 장관의 통화사실이 국회에서 논란이 되자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 수사관들이 조 장관 자택에 들어서자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압수수색팀 팀장인 A부부장검사에게 '양해도 없이 기습적으로' 휴대전화를 건네줬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팀장이) 자기도 모르게 '특수2부 검사 000입니다'라고 반사적으로 말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조 장관과 A팀장간의 전화는 1분30초에서 2분 정도 이뤄졌다.  정 교수가 압수수색팀에게 "변호인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고 요청한 뒤였다. 조 장관은 전화로 "와이프가 몸이 좋지 않고 아들과 딸이 집에 있으니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여러차례 반복했다. A팀장은 "법적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응답했다.

검찰이 압수수색 당시의 상황을 이례적으로 이처럼 자세하게 공개한 것은 법무부가 이와관련한 사실을 왜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교수가 쓰러져 119를 부를지 논의까지 한 상황이었다"며 조 장관이 검사와 통화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법무부는 "(정 교수가) 횡설수설하고 말도 못하니 수사팀장과 장관이 통화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검찰은 "순 거짓말이고 허위"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압수수색팀이) 도착해서 불과 몇 분 사이에 벌어진 일인데 쓰러지고 말고 할 게 뭐가 있냐"면서 "들어가서 영장 제시하고, 변호사가 오면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법무부가 허위로 해명하면 안된다. 이러면 안된다"고 반발했다.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현장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두고 법무부와 검찰이 정면 충돌하고 있고, 야권에선 "명백한 수사개입이자 직권남용으로 탄핵 사유"라고 밝히고 있어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국회에서 압수수색 검사와의 통화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 "가장으로서 그 정도 부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으나 이후 답변에서는 "지금 돌이켜보니 물론 제 처가 전화를 걸어왔고 상태가 나빴지만, 그냥 끊었으면 좋았겠다고 지금 후회한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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