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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여성스럽게 사는 문화(8): 알람브라 궁전보다 집시가 사는 사크로몬테가 더 아름답다美~女~文 Amenity, Feminism and Lifeway / 칼럼리스트 박기철
  • 칼럼리스트 박기철
  • 승인 2018.04.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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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총-균-쇠>처럼 서양 문명이 동양 문명을 정복했던 역사와 달리 생태 문명 차원에서 이제 ‘아름답고 여성스럽게 사는 문화’의 제안이다.  
집시들의 거주지인 사크로몬테(사진: 박기철 제공)

미감을 기르고 있는 여행자

칼럼리스트 박기철

내가 그라나다를 간 것은 저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을 보며 관광 가이드의 해박한 설명을 들으러 간 것도 아니었다. 그런 내용들은 화보나 책자에 다 있다. 결국 알람브라 궁전을 들어가 볼 시간에 나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이쪽 산 위의 알람브라 궁전에서 보이는 저 쪽 산 위의 하얀 마을이 어딘지 궁금했다. 사크로몬테(Sacromonte)라는 곳이었다. 알고보니 집시들의 거주지란다. 처음에는 치안이 우려되기도 했었으나 기우였다. 아랍에서 건너 온 서민들 거주지였던 알바신(Albacin)을 지나 사크로몬테로 가는 산복길은 평화로웠다. 엄청난 권력으로 지어진 알람브라 궁전보다 자연스러운 인간미가 스며 있는 정겨운 마을이었다. 미감이 살아 있는 마을이기도 했다. 이 곳 집시 여인의 플라멩고 춤은 뜨거울 텐데. 알람브라 궁전이 뻔히 바라보이는 벤치에 앉았다. 황실 사람들이 살던 저 궁전을 바라보며 당시 서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알람브라 궁전이 바라다 보이는 사크로몬테의 벤치(사진: 박기철 제공)
집시들이 사는 마을인 사크로몬테의 미감이 살아 있는 풍경들(사진: 박기철 제공)
집시들이 사는 마을인 사크로몬테의 미감이 살아 있는 풍경들(사진: 박기철 제공)
집시들이 사는 마을인 사크로몬테의 미감이 살아 있는 풍경들(사진: 박기철 제공)
집시들이 사는 마을인 사크로몬테의 미감이 살아 있는 풍경들(사진: 박기철 제공)

 

우리 문화가 우월할까?

현관과 욕실 턱이 없는 유럽의 숙소를 수건으로 만든 임시 현관과 욕실 턱(사진: 박기철 제공)

발렌시아(Valencia) 숙소에서 찍은 이 사진에서도 우리와 달리 세 개가 없다. 신발을 벗어놓는 현관이 없고, 욕실과 거실을 구분하는 턱이 없고, 바닥에 물빠지는 하수 구멍이 없다. 아무리 문화의 다양성이 있다 해도 우리는 신발 신고 그냥 실내로 들어가는 짓을 수용하기 힘들다. 욕실 바닥의 물이 거실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하수 구멍이 욕조 안에만 있고 욕실 바닥에는 아예 없다. 이들의 목욕문화로서는 욕실 바닥에 물을 흘리지 않는 문화다. 하지만 우리는 욕실바닥에 물을 많이 흘리면서 목욕한다. 문화의 우열을 논하는 것이 쓸데없는 짓이기는 하다. 그래도 나는 벗은 신발을 놓는 현관과 욕실과 거실을 구분하는 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신발 신고 거실로 버젓히 들어가며 욕조 주위에 커텐을 치고 얌전히 샤워만 해서 욕실 바닥에 물 흘릴 일이 없는지 아무 불편없이 잘 살고 있다. 한국인인 나로서는 그 부분이 서양 국가들을 여행할 때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들의 성채 궁전들과 성당 교회 건물들이 아무리 멋져도 우리가 사는 방식인 우리 문화가 더 우월한 점도 많을 듯하다. 그런데 또 저들로서는 우리가 신발 벗고 실내를 나다니며 욕실바닥에까지 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목욕하는 걸 이해못할 수도 있겠다. 허구헌 날 전쟁을 하느라 신발도 못벗고 자게 되었을까? 신발벗고 도둑질하는 법은 없다던데. 아마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끝장토론을 해야 누구네 문화가 더 사는데 좋을지 결론이 날 것 같다. 나는 얼마든지 저들을 상대할 토론자로 나설 용의가 있다. 이들을 계몽시킬 의지가 있기에. 불가능한 계몽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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