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황령산칼럼
스페인 마요르카 섬에서 본 코닥 필름 유적과 음양석(陰陽石)이 아름답다美~女~文 Amenity, Feminism and Lifeway / 칼럼리스트 박기철
  • 칼럼리스트 박기철
  • 승인 2018.06.18 13:13
  • 댓글 0
다음 글은 <총, 균, 쇠>처럼 서양문명이 동양문명을 정복했던 역사와 달리 생태문명 차원에서 이제 ‘아름답고 여성스럽게 사는 문화’의 제안이다.

오래된 것을 통해 느끼는 미감

스페인 마요르카 섬에 있는 코닥필름을 팔았던 유적(사진: 박기철 제공)
칼럼리스트 박기철

우리나라 제주도에 해당하는 스페인(Espania) 마요르카(Malloca) 섬에 갔다. 제주도보다 2배 넓은 땅 곳곳에 휴양지가 있다. 편하게 휴양하러 여행하는 것은 아닌데 어찌 하다보니 팔자에도 없는 곳에 가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숙소를 가는데 눈에 번쩍 띄는 게 있었다. 코닥필름 간판이다. 아직도 우리 눈에 익숙한 노란색 코닥필름 패키지가 그려져 있다. 여긴 아직도 코닥필름을 파는가 했더니 담배가게다. 코닥필름 간판은 그냥 모양으로 붙여 놓은 것 아니면 아직 떼어내지 못한 것같다. 내가 이 담배가게 주인이라면 일부러 떼어내지 않을 것이다. 저 간판은 하나의 문화적 유산이며 그렇다면 저 담배가게 건물은 유적지가 된다. 아마도 담배가게를 하기 전에는 코닥필름을 팔았을 것이다. 

스페인 마요르카 섬의 코닥필름 간판이 남아 있는 담배 가게  옆을 지나는 현지인(사진: 박기철 제공)

이제 코닥필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물건이다. 우리는 그리 오래 된 것에 고리타분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반면에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유럽의 나라들을 여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곳의 현대식 모습보다 과거의 오래된 것들을 보고 싶어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적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런데도 과거의 흔적들을 모두 지워 버리고 그 곳에 화려한 것들을 새로 짓는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미감을 주로 느끼는 미적 본성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일지 모른다. 오래된 것을 지키며 가꾸는 것이 미감을 이루는 길이 되는 것 같다.

 

 

 

음양의 조화를 통한 생명의 탄생

두 개의 돌을 엇갈리게 놓은 음양석(사진: 박기철 제공)

마요르카 섬의 숙소 주변을 산책하니 희한한 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나는 원래 황금보기를 돌같이 보기보다 돌보기를 황금같이 보는지라 내 눈에 더 잘 띄였을 것이다. 돌이 희한한 게 아니라 돌을 놓은 모양이 희한하다. 우리의 고인돌은 주춧대로 쓰이는 돌 위에 넓적한 돌을 얹는데 여기서는 두 개의 돌을 엇갈리에 놓았다. 돌은 평범해도 그리 돌을 놓은 모습이 희한하며 기이하게 보였다. 처음에는 우연히 자연적으로 그렇게 돌이 배치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니다. 산책길 여기저기에 돌들이 그렇게 놓여 있으며 또 정원으로 꾸며진 곳에서도 돌을 인공적으로 그리 놓았다. 왜 이렇게 두 개의 돌을 엇갈리게 놓았을까? 'What's the meaning of these two stones?" 이렇게 지나가는 사람에게 질문하기도 했지만 여기는 외지인들이 현지인들보다 많은 곳이라 모르겠단다. 결국 나 혼자 가만히 그렇게 놓은 까닭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 개인적 주관적 견해로는, 하지만 편파적 피상적 견해를 아니하려는 내 생각으로 이 돌들은 음양의 조화를 뜻하는 것같다. 서양인들이 음양의 조화를 우리처럼 제대로 알지는 못하겠으나 생각의 맥락은 비슷한 것같다. 두 개의 돌들을 엇갈리게 놓아 이성의 성적 결합을 나타내는 것같다. 즉 암컷과 수컷인 자웅(雌雄)의 교합을 뜻하는 것같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Indian)들이 길다란 모양의 양(陽) 돌을 위에 놓고 널따란 모양의 음(陰) 돌을 밑에 놓는 것과 비슷한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고인돌은 죽은 생명을 모신 곳이고 이 두 개의 돌은 음양의 조화를 통한 생명의 탄생하는 곳이다. 여기 사람들은 이 돌을 부르는 말이 있겠지만 나는 내 식대로 음양석(陰陽石)이라 이름붙였다. 거친 돌로 만든 우리의 고인돌도 아름답지만 이 곳 음양석의 모습도 아름답다. 남유럽 라틴족들의 생기발랄한 성적 미감으로 만든 작품인 듯하다. 유적지나 박물관에서 보는 귀한 돌들보다 아름답다. 인류학자도 아닌 내 해석이 너무 야한 것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럴 듯하다.

칼럼리스트 박기철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