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부산 서면 상권...북적이고 화려했던 옛모습은 보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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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가는 부산 서면 상권...북적이고 화려했던 옛모습은 보기 힘들어
  • 취재기자 이태겸
  • 승인 2023.10.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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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연히 보이는 유동인구 변화, 현저히 줄어들어
‘입점과 폐점’의 빠른 순환 일어나...빈 점포 즐비

부산의 중심지이자 대표 도심인 서면, 요즘 서면을 가보면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길거리에는 북적이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졌고, 임대 현수막이 붙은 건물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 삼보게임랜드 앞. 사람들이 아니라 오토바이만 가득하다(사진: 취재기자 이태겸).
부산 부산진구 서면 삼보게임랜드 앞. 사람들이 아니라 오토바이만 가득하다(사진: 취재기자 이태겸).

과거부터 젊은 층들 사이에서 제일 핫하다고 하는 삼보게임랜드 앞, 금요일 오후 2시임에도 불구하고 예전만큼의 유동 인구는 느껴지지 않는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닌, 근처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들 또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서면 한복판에서 12년째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영실(62,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팬데믹이 완화된 후 거리 유동 인구가 회복되는 듯하다가도, 좀처럼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갈수록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적어지는 것도 고객 감소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 가게의 실내는 12평 정도의 넓이이고 4명씩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7개가 있는데, 손님은 아무도 없어서 썰렁했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 7번 출구 앞 ‘임대’종이가 붙여진 점포들이 가득하다(사진: 취재기자 이태겸).
부산 부산진구 서면 7번 출구 앞 ‘임대’종이가 붙여진 점포들이 가득하다(사진: 취재기자 이태겸).

소상공인들의 의견은 대부분 비슷했다. 물론 장사가 잘되는 가게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근 몇 년간 기존에 해오던 장사에 타격을 받은 곳이 대부분이거나, 버티지 못해 결국 폐업해 버리는 가게들이 많았다.

서면 입구(외곽)부터 한눈에 보이는 큰 건물들만 보아도 가게가 텅 비어있고, 입점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빈 점포 앞에는 큼지막한 ‘임대’글씨가 나붙어 있고, 계단에는 우편물만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서면교차로 부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박철호(49,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팬데믹, 저출산 등의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지만 사실 정말 근본적인 원인은 땅값 때문이다. 인건비를 꾸준히 챙겨줘야 하는 점주 입장에서, 최저시급은 갈수록 오르고 어마 무시한 월세는 감당하기 힘드니 버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에는 경제상황에 의한 파급력이 제일 크다. 비슷한 매커니즘에서 서면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서초, 대구 동성로, 부산 남포동 등 전국적으로 상권이 힘든 상황이다. 아무래도 이런 실정을 보아하니, 단순히 서면의 문제가 어떻다고는 확실히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특히 트렌드가 점점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번화가 상권은 더욱 예측하기 힘들다.

익숙함에 속아 상상치도 못한 변화는 언젠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금 서면이 과거와는 조금 달라졌다고 해도, 더욱 변하고 도태될지, 혹은 더 번영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보고 현실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우리들은 어떠한 환경이 조성되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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