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10배 맹독 품은 파란선문어 국내 해역에 자주 출몰...피서철 앞두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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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리 10배 맹독 품은 파란선문어 국내 해역에 자주 출몰...피서철 앞두고 비상
  • 취재기자 황지환
  • 승인 2023.05.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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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한국 일본 등 해안에 자주 출몰
주꾸미와 비슷한 외형에 사체는 구분조차 어려워
물리면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어

파란선문어가 최근 국내 해역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다. 내달 1일부터 전국 해수욕장 대부분이 개장을 앞둔 상황에서 비상이 걸렸다. 파란선문어는 얇은 옷은 쉽게 뚫릴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 물리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에 다가올 피서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독소’(Toxins)에 따르면 파란선문어(H.fasciata)가 2012년 제주에서 처음 포착된 이후 2018년 1회, 2019 5회, 2020년 4회, 2021년 8회로 점차 발견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파란선문어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 시기는 5월과 11월이다.

파란선문어는 본래 동남아나 호주 등 열대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한다. 그런데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면 온도가 계속 올라감에 따라 전남 여수, 부산 기장 등 국내 해역에서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 거제 등 동해 연안 등지에서 발견된 사례가 확인됐다.

파란 고리 문어 모습이다. 파란선문어는 파란 고리 문어에 속한 종으로 분류된다(사진: 나무위키 캡처).
파란 고리 문어 모습이다. 파란선문어는 파란 고리 문어에 속한 종으로 분류된다(사진: 나무위키 캡처).

파란선문어는 성체는 크기가 10cm 내외로 주꾸미와 흡사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주꾸미와 혼동해 섭취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살아있는 상태에서는 파란선문어만의 특징인 무지갯빛 파란색 무늬를 쉽게 관찰할 수 있으나 사체로 발견되는 경우 주꾸미로 오인해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맹독으로 분류되는 파란선문어의 독은 청산가리의 약 10배의 위력을 가진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신경독소를 지니고 있다. 이 독소는 파란선문어 침샘에서 가장 높은 농도로 분비된다. 파란선문어 한 마리에는 0.08~0.24mg의 테트로도톡신이 검출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열대 생물인 파란선문어가 최근 국내에 자주 출몰하는 것은 쿠로시오 난류와 관련이 있다”며 “지구온난화에 따라 발견범위가 점점 북상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2015년 국내에서 A 씨가 파란선문어에게 손가락이 물린 사고가 있었다. A 씨는 파란선문어에게 물린 직후 수일간 손가락 마비증세를 경험했다. 이후 생명에 지장은 없었으나 통증과 어지럼증 등이 장기간 지속됐다. 이미 동남아 등지에서는 파란선문어 피해 사례가 다수 보고 되기도 했다.

직장인 남창택(56, 부산시 사상구) 씨는 “곧 다가올 휴가철을 대비해 인터넷 검색을 통해 파란선문어의 특징과 생김새를 기억해 둬야겠다”고 했다. 남 씨는 이어 “작년에는 독성 해파리에 쏘인 사례가 뉴스에 많이 등장했던 기억이 있다”며 “올해는 생소한 문어가 국내 해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걸 보니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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