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안길 코스 4선] ‘만경창파’의 울산 동해안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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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해안길 코스 4선] ‘만경창파’의 울산 동해안을 가다
  • 취재기자 신유리
  • 승인 2021.12.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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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가포 마을’, 잔잔한 어촌마을의 겨울 바다
몽돌로 이루어진 독특한 해안 경관 ‘주전 해수욕장’
‘일산해수욕장’ 옆 국내 최장 길이의 ‘출렁다리’
새해맞이는 일출이 가장 빠른 ‘간절곶’은 어떨까

‘만경창파’ 한없이 넓고 푸른 바다라는 뜻의 사자성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답답한 마음을 환기해줄 수 있는 만경창파의 울산 해안길 코스 4선을 소개한다.

울산은 교통 특성상 자가용을 이용해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하철이 없어 대부분 버스로 이동하게 되면 시간과 체력 모두 금방 고갈되기 때문이다.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매력의 ‘우가포 어촌마을’

바다와 작은 집들이 어우러져 있는 우가포 마을이 어촌마을만의 특유의 정서를 풍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바다와 작은 집들이 어우러져 있는 우가포 마을이 어촌마을만의 특유의 정서를 풍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해안에서부터 언덕 위까지 옹기종기 모인 집들이 이웃을 이루는 이곳은 우가포 마을이다. ‘우가(牛家)’는 마을 뒷산이 소가 누운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명칭이며 마을 입구에는 작은 우가항이 자리해 우가포(牛家浦)로도 알려져 있다. 우가포항은 2014년, 어업 활동에 한계가 생겨 관광자원으로 재개발됐다. 항구에 여전히 남아있는 어선들은 어촌마을 특유의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골목마다 바닷속을 그려놓은 벽화가 관광객들을 반겨준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골목마다 바닷속을 그려놓은 벽화가 관광객들을 반겨준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입구를 지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민들이 정성스레 바닷속을 그려놓은 듯한 벽화들이 보인다. 골목마다 있는 아기자기한 벽화들은 우가포 마을의 분위기를 한층 더 밝혀주는 듯하다. 지난 2019년 TV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건후와 나은이가 이곳을 다녀가 당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기도 했다.

해안길을 따라 기암괴석이 펼쳐진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해안길을 따라 기암괴석이 펼쳐진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우가포 마을에는 해안길을 따라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펼쳐진 산책로도 있다. 탁 트인 동해 절경과 녹색빛의 소나무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답답하고 무거웠던 마음도 우가포 마을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 ‘주전 몽돌 해수욕장’

동글동글한 자갈과 파도가 만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들린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동글동글한 자갈과 파도가 만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들린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해변이나 해수욕장을 한번 떠올려보자. 그러면 보통 모래가 넓게 펼쳐져 있는 백사장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주전해변은 모래가 아닌 새까만 자갈로 이루어져 있다. 육지로 들어오는 파도와 주변 기반암의 특성에 따라 해안을 구성하는 퇴적물이 모래가 될 수도, 자갈이 될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자갈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주전 몽돌 해수욕장은 독특한 해안 경관으로 볼 수 있는 것.

동글동글한 자갈이 쏟아진 해변을 따라 걸으면 파도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파도가 자갈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소리와 끼룩대며 쫓는 수많은 갈매기 떼는 몸도 마음도 평온해지게 한다. 이번 겨울, 주전 몽돌 해수욕장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지친 마음을 위로받아보는 건 어떨까.

고운 모래 백사장의 ‘일산해수욕장’과 기나긴 ‘출렁다리’

고운 모래가 펼쳐진 일산해수욕장은 언제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고운 모래가 펼쳐진 일산해수욕장은 언제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일산해수욕장은 주전해변과 달리 자갈이 아닌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백사장이다. 해안선에서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온 항아리 지형의 해변과 낮은 수심, 잔잔한 파도 등 해수욕장으로 제격인 이곳은 여름이 되면 인기 있는 피서지 중 하나다. 겨울이 되면 더욱 푸르고 깊은 색다른 매력의 바다도 만끽할 수 있다.

지난 8월, 길이 303m의 대왕암 출렁다리가 개장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지난 8월, 길이 303m의 대왕암 출렁다리가 개장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일산지를 바라보고 서 있으면 왼쪽으로는 울산항, 오른쪽으로는 대왕암에 있는 출렁다리가 보인다. 지난 8월, 개장한 출렁다리는 길이 303m로 다리 기둥이 없는 형태며 국내 해상에 세워진 보도 현수교 중 가장 길다. 출렁다리는 올해까지 무료로 운영하며 유료 전환 시 초등학생 이상은 2000원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최근 출렁다리를 방문한 김하영(22) 씨는 “입구 쪽이 생각보다 많이 출렁거려서 겁이 났다. 하지만 중간에 적응하고 옆을 보니 일산해수욕장 풍경과 울산 시내의 모습이 펼쳐져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며 “안 가본 사람들에게 꼭 한번 추천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일출의 성지 ‘간절곶’

겨울을 맞은 간절곶에 관광객들이 하나둘 와서 힐링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겨울을 맞은 간절곶에 관광객들이 하나둘 와서 힐링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마지막 추천코스는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기로 유명한 간절곶이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호미곶보다 1분, 강릉 정동진보다 5분 정도 일찍 해가 뜨는 새해명소다.

간절곶에 있는 하얀 풍차는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이색적인 분위기를 내며 자리하고 있다. 또 간절곶은 넓은 평지로 이루어져 아이들이 뛰놀기에도 피크닉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연날리기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도 여럿 보인다.

간절곶 소망우체통이 넓은 동해를 등지고 서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간절곶 소망우체통이 넓은 동해를 등지고 서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유리).

푸른 동해를 등지고 우뚝 서 있는 커다란 ‘간절곶 소망우체통’은 이미 ‘포토존’ 장소로도 유명하다. 우체통 뒤쪽으로 가면 직접 엽서를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간절한 마음을 담아 보낸 엽서는 딱 1년 뒤에 도착한다. 1년 뒤에 받은 엽서를 펼쳐보면서 자신이 바랬던 소원이나 목표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확인해봐도 좋겠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이유 없이 마음이 편해진다. 몽돌에 부딪히는 주전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일산지의 운치를 느끼며 바쁘고 지친 일상 속 나에게 작은 힐링을 선물해보자. 이번 겨울, 울산으로 힐링하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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