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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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 취재기자 김나희
  • 승인 2022.03.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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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
한국, ‘유리천장지수’ 10년째 최하위 순위
젠더폭력·젠더갈등 해소로 성평등 이루어야

세계 여성의 날은 1977년 UN에서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공식으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여성의 날을 맞아 같은 날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29개 중 최하위의 순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0년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대학생 A 씨가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A 씨의 동생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에 따르면, A 씨는 택시가 목적지와 다른 낯선 방향으로 향하자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 택시 기사에게 세워 달라고 호소했으나 답이 없었고 결국 A 씨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경찰은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잘못 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A 씨의 동생이 A 씨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에 A 씨의 동생이 A 씨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한 오피스텔에서 우발적으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방치한 남성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시신 옆에 만취 상태로 있던 A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살해 후 며칠 동안 시신 옆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이처럼 ‘유리천장지수’와 여대생 포항 택시 사망 사건, 오피스텔 살인 사건은 현재 여성의 지위를 드러낸다. 여성에게 젠더갈등이 그들이 처한 현실 그 자체인 만큼, 성평등과 여성 지위의 향상은 현대 사회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다.

대학생 정휘원(22) 씨는 “나도 얼마 전 택시를 탔는데, 택시가 내가 아는 목적지와 전혀 다른 길로 움직이자 불안해 기사에게 행선지에 대해 다시 말했던 적이 있다”며 “당시 유턴을 위한 것이라는 답을 듣고 안심하긴 했으나 이런 방식으로 여성이 일상에서 늘 공포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씨는 “평소 친구가 택시를 타고 귀가하면 번호판 사진을 꼭 찍어두고, 집에 도착하면 연락하고 조심히 가라는 인사를 늘 나눈다”며 “이런 것들을 하지 않고 여성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성평등한 사회가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성평등은 이번 대선에서도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젠더폭력 근절, 성범죄 처벌, 여성 채용, 여성 임금, 육아휴직 등 후보들은 성평등 공약에 무게를 뒀다. 일부 네티즌들은 성평등이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은 잘못됐다며 정치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8일 청와대 국무회의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그중에서도 쟁점이 됐던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관련 공약에 대해 입을 열었다. 여가부는 여성정책과 더불어 가족정책, 청소년정책, 성폭력과 가정폭력 정책까지 많은 업무를 수행한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는 올해 예산 규모가 1조 4600억 원으로 정부 전체 예산의 0.24%에 불과한 매우 작은 부처이며, 결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다”며 “여가부가 하는 일과 역할에 대해서부터 오해가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와 관련된 논의가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진행되길 바란다”며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비롯한 포용사회로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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