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호텔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주무세요”... 숙박업계에 퍼진 팻키지, 펫캉스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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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텔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주무세요”... 숙박업계에 퍼진 팻키지, 펫캉스 열풍
  • 취재기자 김희진
  • 승인 2021.11.0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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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1500만 시대 맞춰 여행방식도 변화
4~5성급 호텔도 반려동물 관련 상품 기획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이른바 ‘펫캉스’ 열풍이 불고 있다. 여행 및 숙박업계는 반려동물 인구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펫캉스 관련 시설 구축 및 패키지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숙박플랫폼 ‘여기어때’는 올 8월을 기준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숙소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거래액 기준 118%나 늘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전체 숙박 거래액의 1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호텔스닷컴은 모바일 및 웹사이트에서 올해 1~9월까지 ‘반려동물 동반’ 숙소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통계자료는 반려동물과 함께 펫캉스를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조선 펠리스 호텔에서 펫패키지를 출시했다. 그곳에 여행을 간 강아지가 침대 위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다(사진: 천길영 씨 제공).
서울 강남에 위치한 조선 펠리스 호텔에서 펫패키지를 출시했다. 그곳에 여행을 간 강아지가 침대 위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다(사진: 천길영 씨 제공).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려는 펫팸족의 수요가 증가하자 호텔에서도 펫팸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펫키지, 펫캉스 상품들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숙박·액티비티 플랫폼 여기어때가 집계한 반려동물 동반 가능 숙소는 8월 기준 980곳으로 반년 새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이 함께 방문하는 펫캉스 수요(거래액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8% 급증했다. 4~5성급 호텔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랜드 조선 부산은 ‘멍카스’ 패키지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려견 동반 투숙이 가능한 전용 객실을 마련하고 반려견 침대와 매트, 슬라이드 계단, 반려견 전용 미니 바를 제공한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역시도 수의사와 협력하여 반려견 디저트 펫 케이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려동물과 여행을 한 적이 있다는 천길영(인천 미추홀구) 씨는 “반려동물 동반 호텔에 머물면 사람들 눈치 안보고 반려견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고 또 아무래도 펜션보다는 청결도나 시설 등이 괜찮아서 선호한다”며 “하지만 숙소의 일부 시설은 동반이 제한돼 불편한 점도 많다. 펫 보딩 서비스가 포함된 숙소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예 호텔 이름을 반려동물을 의미하는 ‘펫’자를 넣어 운영하는 호텔도 있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소노펫클럽앤리조트 비발디파크’는 호텔 명칭에 ‘펫’을 포함시켰다. 펫캉스를 할 수 있는 리조트의 특성을 부각하기 위함이다. 소노펫크럽앤리조트 비발디파크는 반려동물 동반 숙소 157개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 숙소에 비해 가격은 높게 책정돼 있지만 반려동물을 위한 숙면 쿠션, 배변패드 등의 편의용품이 준비돼있다. 호텔 내에서의 식음료, 교육, 미용, 병원 등의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강릉의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단체여행보다는 소규모 가족단위 여행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중요한 여행 메이트로 인식하는 관광객들이 늘었다”며 “반려인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호텔을 비롯한 관광업계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고객이 반려동물과 함께 한 건물에서 투숙하게 되면 짖는 소리 때문에 불필요한 소음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침구에 강아지가 대·소변을 눴던 것은 아닌지 괜히 찝찝한 기분이 들어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려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업계는 일반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하며 반려동물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반려 인구가 급증하면서 관광산업에서도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더 많은 관광 서비스가 펫팸족의 요구에 맞추어 발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여행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닌,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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