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끼고 사는 MZ세대, ‘레이블링 게임’에 푹 빠져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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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끼고 사는 MZ세대, ‘레이블링 게임’에 푹 빠져 들어
  • 취재기자 성민주
  • 승인 2021.03.3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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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정체성을 유형화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임
최근 MBTI(성격유형검사) 이어 젊은층 사이에서 급부상
단순 테스트 용도를 넘어 후원이나 광고까지 확장
MZ 세대와 뗄 수 없는 관계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MZ 세대의 이러한 특징을 겨냥한 '레이블링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MZ 세대와 뗄 수 없는 관계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MZ 세대의 이러한 특징을 겨냥한 '레이블링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대학생 김예진(22, 울산시 남구) 씨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대부분의 시간을 SNS를 하며 보낸다. 집에서 보내는 일상을 SNS에 공유하고 소통하는 게 그녀에겐 요즘 사는 낙이다. 김 씨는 “외출이 사실상 불안해서 집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나마 SNS가 있어서 살만하다”며 “SNS 한다고 폰에서 손을 거의 놓지 않는데, 내 이야기만 소통할 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정보나 재밌는 게임, 영상들도 공유 받을 수 있어서 빠져든다”고 말했다. 조현경(22, 부산시 금정구) 씨도 “아무래도 집에 오래 머물다 보니 나만의 시간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그중 SNS는 내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자기만의 시간이 늘어난 코로나 시대의 MZ 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SNS에 공유하며 나를 알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MZ 세대의 특징을 잘 겨냥한 ‘레이블링 게임’이 급부상하고 있다.

레이블링 게임이란 자기 정체성을 특정화된 유형으로 딱지(레이블)를 붙인 뒤, 해당 유형의 라이프 스타일을 동조·추종함으로써 정체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임이다. 즉, 자신의 유형을 정한 뒤 그 유형에 맞는 삶을 실행해 나가면서 불확실한 자기 정체성을 해소하도록 개발된 게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사회적 접촉이 줄면서 일부 현대인들은 실존적 불안감이 늘어나고 있다”며 “레이블 게임은 이러한 상황에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좌) '나만의 꽃심기
'나만의 꽃심기 포레스트' 콘텐츠(왼쪽)와 '강아지 MBTI 테스트' 콘텐츠(사진: 해당 테스트 링크 화면 캡처).

SNS를 뜨겁게 달군 레이블링 게임은 종류도 여러 가지다. 레이블 게임에는 ‘나만의 꽃 심기 포레스트’ ‘첫인상 테스트’ ‘퍼스널 컬러 테스트’ ‘꽃 MBTI(성격유형검사) 테스트’ ‘스낵 테스트 SPTI’ ‘강아지 MBTI 테스트' 등이 있다. 각 테스트들은 대체로 인터넷이나 SNS에 올라온 링크를 타고 들어가 10여 개의 문항을 통해 답을 하면, MBTI 기반 알고리즘을 반영해 해당 유형 중 하나가 결과로 나오는 콘텐츠다.

(좌)
방구석 연구소는 레이블링 마케팅을 적용해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통로로 이용하기도 했다(사진: 해당 테스트 링크 화면 캡처).

하지만 레이블링 게임은 단순히 심리테스트 형 게임만은 아니다. 방구석 연구소의 콘텐츠에 따르면, 레이블링 마케팅을 적용해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 방구석 연구소는 우리은행과 3·1절을 기념한 ‘독립운동가 테스트 기억하길’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이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 어려운 환경에 놓인 독립운동가를 위한 사업에 1건당 1000원씩 기부되는 방식이다. 또한 LG생활건강(051900)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 회원의 가입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제품(향수)를 갖고 싶도록 첫인상 테스트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첫 인상 테스트’는 MBTI 형식으로 16개 유형의 첫 인상을 만들고 이와 어울리는 향수를 추천해 주는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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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링 게임은 단순히 심리테스트 용도로만 사용되지 않고 해당 테스트를 SNS에 공유하면 후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했다(사진: 해당 테스트 링크 화면 캡처).

이외에도 ‘꽃 MBTI 테스트’의 경우에는 실제 테스트를 진행한 것을 SNS에 공유하면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후원까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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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는 레이블링 게임 결과를 SNS에 공유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코로나19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이블링 게임은 MZ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명빈(22, 울산시 중구) 씨는 ‘내가 키울 강아지와 나의 관계’ 콘텐츠를 통해서 친구들끼리 서로 결과를 공유해 보면서 레이블링 게임의 재미를 느꼈다. 김 씨는 “SNS에 많은 친구들이 꼬리 물 듯 해당 테스트를 공유해 줘 다양한 결과를 알 수 있어서 더 재밌다”며 “생각보다 내 MBTI와 거의 공감되는 비슷한 결과가 나와서 신기했는데, 가볍게 금방 할 수 있는 테스트라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면 계속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미래(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도 “MBTI를 상당히 믿는 편인데 레이블링 게임 테스트를 해보니까 은근 맞아떨어지는 게 많아서 재밌다”며 “이런 테스트가 더 많이 생긴다면 바로 해볼 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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