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종목으로 한층 젊어진 도쿄 올림픽... MZ세대 취향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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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종목으로 한층 젊어진 도쿄 올림픽... MZ세대 취향 저격
  • 취재기자 강지원
  • 승인 2021.08.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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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서 3x3 농구, 서핑, 스케이트보드 등 새 종목 채택
MZ세대를 주 시청자로 모으려는 전략... 젊은층에 먹혀든듯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브레이크 댄스' 정식 종목 기대

어느덧 폐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올림픽. 개막할 때만 해도 갖가지 잡음으로 조금은 ‘시끌벅적’했던 올림픽이지만 게임이 주는 열기 속에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점만큼은 여전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새롭게 채택된 종목들이 눈에 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서핑, 스케이트보드, 프리스타일 사이클, 3x3 농구, 스포츠 클라이밍 등 주로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종목들이 다수 채택됐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올림픽이 이제는 MZ세대를 주 시청자로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올림픽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MZ세대를 겨냥해 새로 채택된 종목들에 대해 MZ세대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우선 기존 농구 형식을 탈피해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왔던 3x3 농구. 일반 농구는 5대5로 경기가 진행되는 반면 3x3 농구는 3대 3으로 진행된다. 3x3 남자 농구에선 지난달 28일 라트비아 대표팀이 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꺾고 초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3x3 여자 농구에선 미국 대표팀이 같은 날 마찬가지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에서 3x3 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사진: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도쿄 올림픽에서 3x3 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사진: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3x3 농구는 특이하게도 경기장에 현장 DJ가 있어 음악과 함께 경기가 진행된다. 또 현장 MC가 있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요소로 꼽힌다. 도쿄 올림픽 3x3 농구 중계를 맡은 박재민 해설위원은 중계를 통해 “3x3 농구는 현장 DJ와 MC가 있다는 점, 관객들이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점 등 덕분에 젊은이들에게 잘 맞춰져 있는 종목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농구를 즐겨보는 임상현(24, 부산시 북구) 씨는 “오히려 더 적은 인원이서 농구를 하는 포맷이 일반 농구보다도 재밌게 다가왔다”며 “3x3 농구는 공식 리그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올림픽을 통해서나마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건 아니었다. 박대한(25, 서울시 송파구) 씨는 “3x3 농구의 가장 큰 장점은 인원이 적다보니 일반 농구에 비해 선수 개개인의 드리블 등 기술적인 측면을 더 즐길 수 있는 점”이라며 “하지만 올림픽은 어쨌든 메달을 따기 위한 승부이다 보니 전술적인 측면에 의해 역동적인 드리블 등이 오히려 가려지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서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것만 같은 서핑도 큰 인기를 끌었다. 서핑은 경기 시간이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닌, 경기마다 바뀌며 그 안에서 파도를 타는 횟수도 유동적으로 정해진다. 각 파도를 탈 때마다 0~10점의 점수가 부여되며 합산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서핑 경기를 본 김정빈(23, 경남 김해시) 씨는 “집채만 한 파도에도 선수들이 서핑을 자유롭게 타는 걸 보니 속이 뻥 뚫리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핑이 이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인기를 끌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서핑이 이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인기를 끌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서핑 경기를 시청한 네티즌들은 “서핑은 너무 매력적인 스포츠인 거 같다”, “예전부터 관심은 있었어도 직접 시도는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꼭 배워보고 싶다”, “어떤 휴먼 드라마보다 진한 감동이 느껴졌다”, “정말 자유로움 그 자체를 상징하는 종목인 듯”, “서핑이라는 종목이 어찌 보면 자연 그 자체라 더 재밌게 느껴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케이트보드도 앞서 소개한 두 종목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케이트보드는 ‘스트리트’ 종목과 ‘파크’ 종목으로 나뉜다. 스트리트는 계단, 벤치, 벽 등 도시의 거리를 닮은 직선 코스에서 진행되며 파크는 속이 빈 반원형 형태의 코스에서 진행된다.

스케이트보드는 10대 선수들이 대부분의 금메달을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사진: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스케이트보드는 10대 선수들이 대부분의 금메달을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사진: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특히 영국 출신의 13세에 불과한 스카이 브라운이 파크 종목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것이 많은 젊은이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부터 이미 SNS 팔로워 100만 명을 거느리며 유명세를 탔던 스카이 브라운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하게 됐다.

그 밖에 남자 파크 금메달, 여자 파크 금메달, 여자 스트리트 금메달 모두 10대 선수가 차지하며 그야말로 ‘10대 선수 전성시대’였던 스케이트보드다. 스케이트보드를 시청한 정성엽(23, 대구시 동구) 씨는 “종목이 다양해질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스케이트보드에선 10대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니 더욱 짜릿하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도 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사이클은 ‘자전거 경주’ 형식이라면 프리스타일은 자전거를 타고 장애물을 활용해 각종 묘기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사이클 프리스타일을 본 정종수(23, 경남 거창군) 씨는 “사이클 프리스타일은 선수들의 현란한 묘기를 볼 수 있어 일반 사이클에 비해 보는 맛이 더 있다”며 “다음 올림픽에서도 이런 신선한 종목들이 많이 채택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이 새로운 종목으로 채택됐다(사진: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번 올림픽에서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이 새로운 종목으로 채택됐다(사진: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브레이크 댄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브레이크 댄스는 1대1 배틀 형식의 토너먼트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보이 세계 랭킹 사이트인 비보이 랭킹즈에 따르면, 국가별 랭킹에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브레이크 댄스 강국’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종목들을 선보여 한층 ‘젊어진 올림픽’으로 평가받는 2020 도쿄 올림픽. 어쩌면 이번 올림픽은 앞으로 진행될 올림픽에 대한 힌트를 던져준 것일 수도 있다. 올림픽은 앞으로도 이색적인 종목들을 새롭게 채택하며 더욱 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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