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낸 민주당을 보는 어느 20대의 생각
상태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낸 민주당을 보는 어느 20대의 생각
  • 부산시 동래구 김경민
  • 승인 2021.03.29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이플스토리 게임에서 한 연합원의 잘못은 퇴출로 갚는다
게임이나 정치나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

대한민국은 공석인 두 명의 대도시 시장 자리를 채우기 위해 4월 7일 보궐선거를 진행한다. 서울시장의 자리가 공석이 된 이유는 전 서울시장인 박원순이 성추행 혐의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전 서울시장 박원순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는데, 민주당은 이번 서울시장 후보로 박영선을 내보냈다. 잘못을 저지른 당에서 다시 후보를 냈다는 것은 상당히 황당한 일이다.

나는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을 즐기는 편이다.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 속에는 연합이 존재한다. 만약 한 연합원이 다른 소속의 연합원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연합의 대표가 피해자에게 경위를 물은 뒤 잘못을 저지른 연합원을 퇴출시키거나 적당한 처벌을 내린다. 그 후 피해자의 연합대표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다.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가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 이건 게임 속이나 현실에서나 당연시되는 하나의 룰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해를 저지른 사실을 인정하면 뒤따르는 책임이 게임 속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명백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재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며, 누구보다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나는 그가 자신의 혐의가 인정된 후 지게 될 책임이 두려워 회피해버린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이든 정치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게임이든 정치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그렇다면 피해자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앞서 얘기했듯이 게임에서 연합원이 속한 연합처럼 그가 속했던 당에게 책임을 묻고, 당 측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원하는 건 그저 말뿐인 사과가 아니라 행동이다.

지난 18일 더불어 민주당 고민정 의원 외 2인은 '책임을 지겠다'며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탈퇴했다. 고민정은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범했던 사람이다. 박영선 후보는 고민정의 사퇴 이후 개인 SNS에 '고민정을 잃어 아프다'는 얘기를 적었다. 박영선은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했다면 고민정이 캠프에서 떠난 게 아쉽다는 글을 작성하면 안된다. 민주당에서 해야 했던 진정한 사과는 바로 이번 시장 후보에 민주당원을 내보내지 않음으로써 지난 일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졌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민주당은 박영선을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상처 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됐을 때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말했다. 박영선의 사퇴가 아닌 고민정 외 2인의 사퇴가 과연 피해자가 진정 바라는 사과일까? 이번 보궐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