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판’, 네티즌 공론장 부상... 익명성은 장점이자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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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네티즌 공론장 부상... 익명성은 장점이자 단점
  • 취재기자 박상현
  • 승인 2021.02.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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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선수 및 유명 배우 등 학폭 논란 등 네이트판서 제기
"재밌는 글 많지만, 익명성 따른 신뢰성 확보는 숙제"
'네이트판'이 네티즌 사이에서 새로운 공론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사진: 네이트판 홈페이지 캡처).
'네이트판'이 네티즌 사이에서 새로운 공론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사진: 네이트판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네이트판’이 새로운 인터넷 공론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익명으로 게시글 작성이 가능한 네이트판의 특성상 작성자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을 전달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의 학교폭력 논란은 물론 유명 배우의 학교폭력 논란도 대부분 네이트판에서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익명성을 무기로 허위 사실을 유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네이트판’은 2006년에 개설된 인터넷 커뮤니티로, 검색 포털사이트 ‘네이트’에서 운영하고 있다. 약 50여 개의 카테고리로 게시물을 분류하고 있으며, 뉴스, 스포츠, 연예 관련 글들이 주를 이룬다. 가장 큰 특징은 로그인만 하면 이후의 게시글 작성은 익명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네이트판의 주된 역할은 폭로의 장이다. 지난 10일 네이트판에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로 인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쌍둥이 자매는 결국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이 밖에도 지난 13일 OK금융그룹 읏맨의 송명근 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던 피해자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유명인도 네이트판을 이용한 학폭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지난 16일 네이트판에 ‘조병규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 씨는 "뉴질랜드에서 배우 조병규와 같은 학교에 다녔다"며 당시 조 씨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조 씨는 학교폭력 의혹을 부인했으며, 그의 소속사는 “소속 배우에 대한 악성 루머를 양산하고 확산시키는 범법 행위에 대해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트판이 폭로의 장 역할만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네이트판 이용자들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도 한다. 배우 조병규의 학교폭력 논란이 거세지자, 네이트판에는 A 씨의 허위사실 유포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A 씨는 2011년 12월에 조병규를 만나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조병규는 2011년 10월에 한국에서 예술고등학교 실기시험을 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 씨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해명 글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자, A 씨는 자신의 게시글을 삭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네이트판의 게시글에 대해 ‘판춘문예’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판춘문예란 ‘네이트판’과 ‘신춘문예(신문사에서 신인 작가를 발굴할 목적으로 벌이는 문예 응모전)’의 합성어로, 네이트판에 올라오는 글의 다수가 익명성을 무기 삼아 꾸며낸 글들이라는 점을 조롱하는 신조어다.

네이트판을 이용하는 금 모(25, 부산시 연제구) 씨는 “가끔 심심할 때 네이트판에 들어가면 재밌는 글들이 많다. 하지만 억지스러운 내용이나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들도 있다”며 “네이트판은 재미로 이용하기엔 좋지만, 게시물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거나, 감정을 이입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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