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QR코드 입력...곳곳의 디지털 기기에 디지털 소외 노인들은 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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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QR코드 입력...곳곳의 디지털 기기에 디지털 소외 노인들은 절망한다
  • 경남 창원시 최연우
  • 승인 2020.11.22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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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디바이드가 코로나 디바이드로 확대
노인들 정보 소외 줄이려는 가족들과 정부의 디지털 교육 절실

당장 하루 일과를 생각해봐도 우리 삶에는 디지털 기기가 당연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카페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커피를 시키고, 스마트폰에 있는 모바일 페이 기능으로 물건이나 밥값을 결제하고, 심지어 뉴스를 보는 것도 노트북과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통해 보고 있다. 언젠가부터 빠르게 세상은 기계로 뒤덮이고 있으며, 이와 비례해 기계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점점 생기고 있다. 그중에서 디지털 기기로부터 가장 많은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은 단연코 노인들이다.

최근 뉴스에서는,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노인들의 정보격차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사회로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사람이 많은 곳으로 들어갈 때 전자출입명부를 필수로 사용하는 등 세상은 디지털 생활을 필수로 요구한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정보 소외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으며, 노인들이 사회에서 겪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이 뉴스를 접하고 난 후 나의 외할머니가 먼저 생각 났다. 며칠 전, 우리 집에 오셔서 나에게 핸드폰에 있는 꽃 사진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진 보는 방법을 물어보셨다. 곧바로 할머니께 갤러리에 들어가는 것부터 사진을 찾는 법, 사진을 터치하고 확대하는 법 등을 가르쳐드렸던 기억이 난다. 세상 변화를 못 따라가는 노인들의 현실을 실제로 내 주변 사람을 통해 목격하니 노인들이 겪는 불평등이 훨씬 더 와닿았다. 비교적 쉬운 디지털 기기인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도 어려워하는데, 우리 할머니는 사회 곳곳에 있는 기계들을 대하며 얼마나 곤란하셨을까 싶었다. 또한, 이 일을 계기로 노인이 처한 불평등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노인들에게 매우 난처한 일이다. 점점 더 벌어지는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 현상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노인들에게 매우 난처한 일이다. 점점 더 벌어지는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 현상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젊은 사람들은 전자기기와 인터넷에 친숙한 환경에서 자란 세대로,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 찾기 등 인터넷 체계를 이해하며, 터치, 스크롤과 같이 전자기기에 탑재된 기능을 알고 있다. 즉, 디지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이미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새로운 전자기기가 생겨도 금방 사용법을 익히고 쉽게 이용한다. 반면 노인들은 아날로그 환경에서 자란 세대로, 기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노인들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아날로그를 없애고 디지털 기기만 취급했으며, 아무도 노인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이런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니 노인들의 디지털 격차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은 노인을 소외시켜버린 결과를 낳았는데, 우리 모두 이를 인지하고 노인들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도 요즘은 디지털 격차가 노인들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라는 인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몇몇 지역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인다. 식당과 같은 가게에서도 노인과 같이 디지털 기기에 서툰 사람들에 영향이 가지 않게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동시에 운영하는 등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많아졌다. 이렇게 나이 불평등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나이 불평등 해소를 위한 변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다 같이 노력해 차근차근 디지털 격차를 줄여나간다면, 먼 훗날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로운 소통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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