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 디지털 기기는 느는데, 소외 계층 도와줄 방법은 실종
키오스크 통일 필요...노인들도 기기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
음식점, 카페 할 것 없이 카운터 대신 무인으로 주문을 받는 곳이 늘어났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를 활용해 직원 없이 손님이 직접 필요한 메뉴를 주문하는 세상이 됐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니가 음식 주문에 실패한 사연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글쓴이는 “엄마가 집 앞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서 20분 동안 헤매다 그냥 집에 돌아왔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엄마 이제 끝났다”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글을 적었다. 이 사연은 온라인에 1만 4000회 이상 공유됐고 네티즌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디지털 기기가 날로 발전하면서 이와 같은 문제는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키오스크를 도입함으로써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청각장애인은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게 디지털 기기로 대체되고 있지만,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나도 가게마다 복잡한 주문 방식에 헤매다 직원에게 주문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리기도 했고, 터치가 잘 안돼서 맨 처음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한 적이 있다. 주차장 무인 정산기와 마트의 자율 계산대도 익숙하지 않아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디지털 기기와 밀접하게 지내는 나도 불편함을 느끼는 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떨까? 디지털 취약 계층에게는 넘기 힘든 벽일 뿐이다.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무인화가 되어가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 그 속에서 디지털 격차, 디지털 소외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게마다 다른 주문 방식을 하나로 통일하고 복잡하게 된 이용 방법을 간소화하거나, 마우스 클릭, 자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화면을 이용하는 게 필요하다. 헤매는 사람들을 위해 도우미를 배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디지털 취약 계층 혼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에 필요한 강의를 꾸준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디지털 취약 계층도 디지털 기기 사용이 아직은 어렵고 어색하지만 계속해서 발전하는 사회에 뒤처져서는 안된다. 그들도 디지털화된 세상에 익숙해져야 한다. 불편과 불만보다는 디지털 기기를 잘 익혀서 생활에 사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걷잡을 수 없이 발전하는 사회에서 함께 발맞춰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