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라는 음지의 이슈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 시즌2가 기다려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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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라는 음지의 이슈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 시즌2가 기다려지는 이유
  • 울산시 동구 김현진
  • 승인 2020.09.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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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은 n번방 사건이 불지른 우리 사회 어두운 일탈 현장을 그린 수작
시청자들, "비윤리적 선택을 하는 주인공들의 인생을 동정해야할까, 비난해야 할까?"
호불호 엇갈린 비평 속에 시즌2 기대하는 시청자들 많아

최근 코로나19가 더욱 불거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연스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는 그동안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몰아 봤다. 바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인간수업>이다. 넷플릭스 인기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작품이라 많은 기대를 안고 봤다. 드라마의 인기만큼 호평을 줄 부분도 보였지만, 드라마가 전개되는 방식에서 의문점도 있었다.

'인간수업' 포스터(사진: 넷플릭스 캡처)
'인간수업' 포스터(사진: 넷플릭스 캡처)

성매매 알선 사업으로 돈을 버는 고등학생 지수(김동희)의 시점으로 드라마가 전개된다. 지수는 조건만남 앱을 만들어 미성년자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해 주고, 그들의 안전을 위해 경호를 담당할 이 실장(최민수)을 고용한다. 사업이 같은 반 친구인 규리(박주현)에게 들키게 되자, 이들은 동업자가 되면서 성매매자를 위한 경호업이라는 명목 아래 일탈을 이어나가게 된다.

여기서 나온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먼저 지수는 학급에서 성실하고 조용한 모범생이지만, 소년가장으로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 포주로서 범죄의 길을 선택했다. 규리는 부유한 부모 밑에서 모든 걸 억압받으며 살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자유를 원했다. 이 둘은 가난하거나, 자유가 없는 불쌍한 서사를 작가에게서 부여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범죄를 일으키는 과정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돼서 나에게 화가 났다. 심지어 주인공들은 자신의 범죄를 “어쩔 수 없었어”라고 합리화시키지만, 작가는 관객들이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느끼며 범죄자의 감정에 이입하도록 드라마를 그려놨다. 이 실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성매매 방관자일 뿐이지만, 성매매자들 보호하면서 정의로운 행세를 하는 인물로 묘사돼 캐릭터가 미화됐다.

그러나 성매매라는 음지의 이슈를 끌고 왔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큰 의미가 있다. 이 드라마는 n번방 사건과 더불어 성범죄와 관련된 사회문제에 초점을 맞추었고, 성매매 포주와 같은 성매매 종사자들의 인생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줘 관객들에게 경각심도 느끼게 해주었다.

지수 역을 맡은 김동희 배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리적으로 틀린 선택을 하는 지수를 이해하기보다는 불행한 인물이지만, 불쌍히 여기지 않으며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인공들 각자의 사연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해해 주지 않으면서 드라마를 보면 그들의 사연이 동정심이 아닌, 그저 핑계로 들릴지도 모른다. 드라마가 양면성이 있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좀 더 의미 있고, 성숙해질 <인간수업> 시즌2를 기다려 본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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