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광주를 기억하자...영화 '택시 운전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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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광주를 기억하자...영화 '택시 운전사'를 보고
  • 울산광역시 울주군 정예진
  • 승인 2019.12.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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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서 있었던 일을 그려낸 영화이다.

영화는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피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를 방문했던 한 택시운전사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야기는 1980년에 일어난 이른바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피 흘려 가능케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홀로 딸 하나와 살고있는 택시운전사 김만섭은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갔다 통금 전에 서울로 돌아오면 10만원을 준다는 소리에 영문도 모른 채 독일 기자 피터를 태우고 무작정 광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뉴스가 보도하지 않은 광주의 처참한 현실을 보게 된다.

계엄군들에게 쫓기고 취재를 마치기도 전에 서울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만섭은 갈등한다. 만섭은 거금을 받았으니 한번 태운 손님은 무조건 태우고 가서 돌아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피터가 죽음을 무릅쓰고 벌이는 언론보도 활동을 도와야 한다는 신념을 지켜보면서 진실을 밝히는 행동에 동참한다.

만섭이 광주에서 만난 대학생 ‘구제식’과 택시기사들도 만섭과 피터를 목숨을 걸고 호위하다시피 한 덕분에 둘은 무사히 서울로 돌아가 세계에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드러내는데 성공하고 이는 군부독재의 폭압을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이후 광주의 취재 덕분에 언론상을 받게 된 위르겐 힌츠피터는 김만섭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끝내 그를 찾지 못하게 2016년 1월에 목숨을 거두게 된다.

이 영화는 줄거리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는 ‘결정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다양한 양념을 첨가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광주로 가는 만섭과 피터의 여정에서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소한 웃음, 보도를 막기 위한 군인들과 만섭 일행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흡사 전쟁을 방불케하는 광주의 시가전 장면, 옛모습 그대로 이지만 언제나 통하는 부성애까지 그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양념을 첨가한 부분이 역사의 무게감과 상업영화의 오락성 사이를 절묘하게 연출하는 감독의 연출력 덕분에 과하게는 느껴지지는 않는다.

영화를 보며 3가지를 느끼게 한다.

첫째 공권력은 제대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의 비극은 신군부가 권력의 정당성이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벌인 무리수 였으며 안타깝게도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갔다는 것이다.

공권력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데 사용되어야 하지만 그 반대로 사용이 되어 참혹한 학살극이 되어 버린 것이다.

두 번째 기자 정신이다. 당시 언론은 정권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었고 오히려 정권은 언론을 통해 시민들의 폭도로 몰며 군인과 경찰의 피해만 키워서 보도 했다.

국내 언론이 철처히 차단당한 상황에서 피터와 김만복은 광주의 사태 현장에 접근하게 된다. 그 현장은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고 곤봉으로 닥치는 대로 폭행하는 등 목숨이 위태로울 만큼 위험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피터는 시위현장을 어렵게 촬영하고 광주를 무사히 빠져나와 광주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성공한다. 피터의 사명감은 ‘기자는 사건이 있는 곳이면 당연히 간다’는 피터의 대사가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그리움이다. 독일 기자 피터는 광주에서 함께 목숨을 걸고 현장을 취재했던 택시운전사 실제 인물 김사복을 죽기 전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이 광주에서 경험했던 일들은 마치 전쟁터에서 함께 한 전우와 같은 마음이였을 것이다.

잊지 못할 경험을 함께 나눈 그들은 죽기 전까지 서로를 그리워하며 찾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푸른 눈의 외국기자 위르겐 힌츠피터와 서울의 택시기사를 중심으로, 제3자의 시선으로 광주 민주화 운동을 그려냈기에 좀 더 담담하면서도 이성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을수 있었다. 그 시절 우리에게 참혹하게 다가왔던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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