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하지만 새로운 범죄 스릴러 ‘배드 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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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지만 새로운 범죄 스릴러 ‘배드 지니어스’
  • 부산시 부산진구 정희정
  • 승인 2019.12.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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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드 지니어스'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배드 지니어스'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먼저 속이지 않으면 당하고 마는 게 인생이야.” 나타우트 폰피리야 감독의 영화 배드 지니어스 속 천재소녀 린이 부정행위를 결심하며 한 말이다. 린은 방콕의 명문 고등학교 타위판야 고등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할 만큼 비상한 머리를 가졌다. 가난한 집에서 아버지와 살고 있지만 부지런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사랑받으며 자란 린이 왜 배드 지니어스가 되었을까?

린은 단짝 그레이스가 교내 연극 활동을 하려면 성적을 높여야 한다는 걱정에 흔들려 자신의 수학시험 정답을 베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그레이스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게 되고 이 사실을 그레이스의 남자친구 팟이 알게 되면서 그들의 거래는 시작된다. 팟은 린에게 과목당 10만 원씩 총 13과목의 정답을 알려달라고 제안한다. 린은 집안 형편을 생각하여 제안을 받아들이고 총 6명에게 피아노 곡을 활용하여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정답을 알려준다. 이 방법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영화 속 클래식들이 긴장감을 더 고조시켰다.

시간이 갈수록 입소문을 따라 린을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린의 통장에 돈도 그만큼 쌓여갔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타위판야 고등학교의 또 다른 천재소년 뱅크가 이들의 부정행위를 눈치채 신고했고 린은 해외 유학 추천인에서 탈락하게 된다. 린은 크게 실망한 아버지를 보며 이제 그만두겠다고 결심하지만 팟의 미국 수능시험 STIC을 도와주면 2000만 원을 주겠다는 더 큰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또 거래를 시작한다.

학교 시험과는 비교가 안되는 규모의 국가적인 시험 STIC를 감당하기 위해 린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뱅크를 꼬드긴다. 등록금이 필요한 상황에 빠진 뱅크는 함께하게 되고 린과 뱅크는 시드니로 가서 먼저 시험을 치고 시차를 이용해 태국에 있는 학생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계획을 세운다. 정답을 보낼 휴대폰을 변기에 숨기고 시험을 본 후 정답을 외워 쉬는 시간 안에 전송해야 하기에 1초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상황. 둘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계속 발생하고 결국 뱅크는 감독관에게 발각된다. 린은 아프다는 거짓말로 시험장을 나와 나머지 답을 다 전송하여 성공하지만 감독관에게 잡힌다. 린은 혐의가 발각되지 않아 무사히 귀환하지만 씻을 수 없는 후회를 남기고 뱅크는 모든 죄를 덮어쓰지만 멈추지 않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영화 초반의 모범적이고 순진했던 뱅크가 한없이 망가진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현실을 원망했다.

배드 지니어스는 실제 중국에서 SAT 시험지가 유출되어 취소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되었다. 범죄 스릴러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컨닝을 소재로 한 영화라 친숙하기도 했지만 또 새로웠다. 나타우트 폰피리야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때때로 삶은 수백만 가지의 답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는 시험을 보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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