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외 테이블서 맥주 한 잔?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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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야외 테이블서 맥주 한 잔? ‘불법’!
  • 취재기자 도민섭
  • 승인 2019.11.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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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음식점’ 해당 음주 금지... 야외 음주 따른 주민 갈등도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야외 테이블에서의 음주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모른다. 오히려 싼 값으로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어, ‘편맥(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편맥은 술집보다 싼 값으로 안주와 맥주를 먹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도민섭).
편맥은 술집보다 싼 값으로 안주와 맥주를 먹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도민섭).

직장인 김성현(29, 부산시 수영구) 씨는 동네 친구와 종종 편맥을 즐긴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밤하늘을 보며 마시는 맥주는 김 씨의 하루 피로를 날려 보낸다. 김 씨는 “술집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술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동민(부산시 해운대구, 25) 씨는 집에서 5분 거리에 편의점이 있어 맥주가 생각날 때면 집을 나선다. 김 씨는 “사방이 트인 야외에서 먹으니 덜 취하는 것 같다”며 “담배로 바로 필 수 있는 것도 좋다”고 편맥을 치켜세웠다.

이처럼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 행위가 불법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편의점 대부분은 식품위생법 상 ‘휴게음식점’이어서 컵라면이나 냉동식품 등 간단한 조리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음주는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편의점에서 손님의 음주를 허용했다가 적발되면 점주에겐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편의점 앞 야외 테이블을 설치하고 음주를 허용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도로교통법과 건축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허가 없이 도로나 인도에 테이블을 설치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인도가 아닌 사유지를 침범했을 경우도 건축물 관리법에 의해 처벌받는다.

불법임에도 야외 테이블 설치와 음주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타 업체와의 경쟁 때문이다. 한 블록을 두고 편의점들이 있는 상황에서 고객 유치를 위해 테이블을 설치하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편의점주 윤(49) 씨는 “야외 테이블이 있는 매장과 없는 매장의 매출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며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고객 유치를 위해 야외 테이블을 설치한다(사진: 취재기자 도민섭).
편의점은 고객 유치를 위해 야외 테이블을 설치한다(사진: 취재기자 도민섭).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따른 불만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주성(24) 씨는 야외 테이블 청소에 곤욕을 치른다. 취객이 떠나간 자리는 담배꽁초가 가득하고 테이블엔 이물질이 잔뜩 묻어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손님이 깨고 간 병을 치우다 다친 적도 있다”며 “음식점 종업원 같다”고 말했다.

일부 취객은 술에 취해 고성은 물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A 편의점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최연주(39) 씨는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친 적도 있다”며 “편의점은 24시간이라 늦은 시간까지 소음으로 애꿎은 주민들이 피해 본다”고 하소연했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에 따르면 “야외 테이블 설치로 민원이 들어오면 단속을 나가 1, 2차 경고를 통해 자진 철거를 유도한다”며 “경고가 누적될 경우 강제 철거 및 압수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불법 적치물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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