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대변화"...제6회 부산 동물사랑문화축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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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대변화"...제6회 부산 동물사랑문화축제 성료
  • 취재기자 임소정
  • 승인 2018.04.0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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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의 전당, 이틀간 1만 8000명 방문...'사람과 동물이 하나' 과시 / 임소정 기자

지난달 17, 18일 이틀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부산 동물사랑 문화축제’는 반려동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명존중, 행복공존’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이 행사는 2013년 처음 열린 뒤 올해 6회 째를 맞았다. 특히 ‘사람과 동물이 하나’라는 기치를 내세운 올해 행사는 규모가 엄청나게 커져 관람객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제때 처리되지 않은 반려동물의 배설물이 옥에 티로 남았다.

강형욱 훈련사가 반려동물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지난달 17일 야외 강연장에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가 등장했다. 이 날 한 관람객은 “강아지가 쓰다듬어주면 자꾸 깨물려고 한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강현욱 훈련사는 “우리도 자꾸 누가 내 머리를 만지면 싫어한다”며 “무작정 강아지를 만지려고 하지 말고 눈으로 예뻐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연신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강형욱 훈련사의 강연을 들으려고 왔다는 권익현(29·울산) 씨는 “그동안 강아지는 쓰다듬어주면 무조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훈련사님 말을 듣고 보니 앞으론 쓰다듬는 것을 자제해야겠다”고 말했다.

‘기린과자칼’이란 부스에서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약속나무를 만들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축제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부스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체험 부스. 이곳에서는 반려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펫타로와 반려동물의 미용, 행동교정, 아로마 테라피, 그리고 수의사와의 건강 상담 등이 마련됐다.

특히 반려동물의 발도장과 함께 반려인의 서명으로 캘리그라피를 제작해주는 부스의 인기가 독보적이었다. 부스 ‘기린과 자칼’에서는 10분 만에 주인과 반려동물의 약속나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체험자 이수지(28,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반려견의 발도장과 내 서명으로 장식품을 만들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 커플이 포토존에서 반려견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여러 곳에 배치된 반려동물 포토존 역시 반려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원피스를 차려입은 반려동물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애쓰는 반려인의 모습은 마치 아기의 눈길을 카메라 쪽으로 돌리게 하려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마켓존도 제품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현장 할인이나 이벤트 참여 시 샘플 증정 등의 프로모션 혜택이 다양했기 때문. 마켓존을 돌며 이벤트에 참여하던 박은정(32, 경남 김해시) 씨는 “방금 버블푸들 마켓에서도 이벤트 참여하고 왔다”며 “인스타로 제품 사진을 찍어 올리니 발바닥 샘플 비누를 받았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가 푸드트럭 앞 쓰레기통을 치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행사장 휴게 공간에선 부산 청년 푸드 트럭 ‘함무보까’가 성황을 이뤘다. 이곳 푸드 트럭 존에선 푸드 트럭마다 관람객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은 "음식을 사서 마련된 휴게공간에서 먹으려 한다"며 "휴게공간의 쓰레기통이 빨리 차는데 넘치면 바로 치워줘서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볕이 들지 않는 곳에 휴게 공간을 있어서 날이 추운 바람에 음식이 빨리 식는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반려견이 반려인의 격려로 장애물을 넘다가 미끌어졌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어질리티(agility, 장애물 경주) 존에선 독 스포츠(dog sports)가 한창이었다. 대형견뿐 아니라 소형견도 반려인의 격려로 장애물을 넘기 바빴다. 구경하던 한 관람객은 “우리 강아지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며 부러움을 표했다. 어질리티 존 한쪽에선 퀴즈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직원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관람객에게 반려동물 및 상식 퀴즈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관람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어 정답을 외치고 소정의 선물을 받아갔다. 아들과 함께 온 한 아버지는 한국의 토종개 문제 중 정답인 삽사리(삽살개)를 맞춰 개 전용 간식을 받았다.

반려동물 화장실이 아닌 부스 안의 한 곳엔 치우지 않은 소변이 그대로 남아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올해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치솟으면서 반려동물을 키우진 않지만 키워볼지 고민하는 많은 사람도 행사를 찾았다. 남자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방문한 안희진(24, 부산시 남구) 씨는 “예전엔 이런 행사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만 오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반려동물 입양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전반적으로 볼거리와 먹을거리 모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배변처리는 더욱 더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 마리의 강아지를 유모차에 태우고 온 김정희(53) 씨는 “많은 사람이 반려견의 소변을 치우지 않고 그냥 갔다”며 “반려동물 화장실이 세 군데나 야외에 배치돼 있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드물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편, 주최 측은 이번 행사 예산을 예년보다 7배가량 늘렸다고 한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에 걸맞게 행사 규모도 커진 것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 동물사랑 문화축제 공모사업에 부산시가 선정돼 국비 1억 원을 지원받았다”며 “시비 1억 원을 포함해 총 2억 원으로 행사를 치렀다”고 말했다. 추후 행사 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주최 측은 “반려동물 화장실이 미흡해 개선하려고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며 “입양문화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관람객은 1만 87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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