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제 분신이에요.” '펫팸족' 넘어 ‘펫미족’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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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제 분신이에요.” '펫팸족' 넘어 ‘펫미족’이 뜬다
  • 취재기자 이아명
  • 승인 2018.03.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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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펫셔리' 구입 척척...간식·미용식품 꼬박꼬박 챙기고 함께 레스토랑 나들이도 / 이아명 기자

포메라니안을 키우는 이혜경(49) 씨는 매일매일 반려견을 돌보느라 바쁘다. 간식으로는 일반 펫샵 제품보다는 집에서 직접 고구마를 말려 준다. 반려견의 기력 보충을 위해 삶은 닭고기를, 털 윤기를 내기 위해 생당근·양배추도 주고 있다. 목욕을 할 때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털 말리는 기계인 드라이 룸도 샀다. 최근에는 반려견과 함께 카페나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취미가 됐다. 이 씨는 “내가 삶에서 누리는 것들을 반려견도 같이 누렸으면 좋겠다”며 “내 반려견에게 돈을 아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처럼 같이 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펫팸족(pet+family)’를 넘어 자신과 반려동물을 동일시하는 ‘펫미족(pet=me)’이 등장하고 있다. 펫미족은 반려동물을 위해 고가의 펫 용품 구매도 망설이지 않는다.

펫미족이 뜨면서 이들을 겨냥한 ‘펫셔리(pet+luxury)’가 유행이다. 반려견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상품 및 서비스를 뜻하는 펫셔리는 펫 상품 편집 숍, 반려동물 동반 가능 카페·레스토랑, 여행업계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은 펫미족을 위한 스카이펫츠(SKYPETS)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카이펫츠는 홈페이지에 자신의 반려동물을 등록해 함께 여행할 때마다 받은 스탬프를 모아 반려동물 운송 무료·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애견의류샵 알롱지(ALLONS-Y)(사진: 취재기자 이아명).

부산 부산진구 애견 의류 숍 알롱지(ALLONS-Y)를 운영하는 김혜수(27) 씨는 “강아지에게 편하고 세련된 옷을 찾는 분들이 늘어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해 가게를 열었다. 직접 제작에 참여하면서 옷 디자인이나 패턴에도 차별성을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가격이 좀 비싼 편인데도 구매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펫 관련 가게에서 반려동물 미용에만 치중했던 것과 달리 요즘 가게는 재활 훈련, 호텔 예약 등 여러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반려동물 건강을 위한 고급 수제간식을 거래하는 게시물들이 자주 올라온다. 반려묘에겐 털 관리에 좋은 테라코트 환이, 반려견은 말린 육류·채소가 인기다.

한 때 반려인들에게 유행했던 도넛 모양의 마약 방석도 아직 1만~2만 원대의 중저가 제품들이 올라오지만 디스크, 관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10만 원대의 고가 상품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려묘를 키우는 김지은(22) 씨는 “같은 제품이라도 반려묘의 건강을 생각하고 사게 된다. 그래서 비싸더라도 반려 묘에게 좋다면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노션 트렌드 보고서(사진: 이노션 월드와이드).

최근 반려동물 관련 사고가 늘어나면서 ‘펫러닝’(pet+learning)’도 유행하고 있다. 반려동물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중요해지면서 반려동물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반려견 교육 TV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이와 관련된 키워드도 증가했다. 광고기업 이노션 월드와이드에서는 2017년 한 해 동안 펫러닝과 관련해 언급된 단어는 '동물보호법'(2만 200건), '훈련'(7122건), '교육'(4187건), '전문가'(2378건), '안전'(1549건)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펫미족들은 반려동물에게 적극적인 애정 표현을 하고 자신이 소유한 동물을 자랑한다는 뜻의 ‘펫부심(pet+자부심)’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멍스타그램', '#냥스타그램' 등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해시태그 키워드로 자신의 반려동물을 자랑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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