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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세계인이 즐겨 찾는 홋카이도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경영혁신 / 목지수 안지현[3부] 삿포로에서 발견한 도시 브랜드 인사이트

한 때 전 세계 동물원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동물원이 홋카이도에 자리잡고 있다. 삿포로에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그 주인공이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1967년에 문을 열었으며, 1983년에는 연간 60만 명이 방문하는 등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1994년 고릴라와 여우 등 일부 동물들이 전염병으로 죽게 되면서 관람객의 발길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1996년에는 연간 입장객이 26만 명에 그치며 폐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펭귄관 모습. 자유롭게 헤엄치는 펭귄들의 모습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펭귄관의 겉과 안의 모습(사진: 목지수 제공).

존폐 위기에 처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실험적인 동물원 운영을 선택하게 된다. 1997년부터 쌍방향 동물 관찰 시설의 건설이 착수됐고, 2000년 펭귄관을 개관하면서 ‘행동전시’라는 독특한 방식의 동물원 관람 방식을 세상에 내놓았다. 행동전시란 동물의 특성과 개성적인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킬 수 있도록 동물원 우리의 구조를 변화시켜 방문객의 관심과 반응을 높이는 전시 운영방식이다. 대부분의 동물원이 동물들을 우리에 가두어 놓은 탓에 동물들이 활동적이지 않은 반면, 행동전시는 동물들의 행동반경을 적절히 설계해 주어 관람객이 이를 방해하지 않고 지켜보기 때문에 동물들의 자연성을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

바다표범이 수직으로 이어진 터널을 지나가면, 관란객들은 이를 보고 탄성을 자아낸다(사진: 목지수 제공).
긴팔 원숭이가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공중 구조물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펭귄관 개관 이후 관람객이 몰려들자, 2001년에는 오랑우탄의 공중방사장을 개관했고, 2002년 북극곰관, 2004년 바다표범관 등을 개관하면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원 경영의 혁신적 사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연간 방문객 300만 명을 돌파하며 도쿄의 중심부에 위치한 우에노 동물원을 제치고 방문객 수 기준 일본 제1의 동물원이 되었으며 현재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동물원의 동물들은 철창에 갇혀있는 우울한 상태거나, 따분하기 그지없는 느릿한 모습이거나, 힘없이 병약해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동물들은 움직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러한 동물들을 그냥 쳐다보는 것 외에는 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반면, 행동전시 방식 이후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동물들은 진정한 야생 본능을 되찾고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동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펭귄들이 건물 밖을 나와 걸어다니고, 긴팔원숭이는 마치 밀림의 나무들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듯이 동물원의 하늘을 가로지르며 옮겨다녔다.

마치 정글의 높은 나무에서 잠을 청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고 있는 표범(사진: 목지수 제공).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들의 생활에 방해를 주지 않도록 사람들의 동선을 설계했다(사진: 목지수 제공).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혁신 사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의 동물원 관계자, 행정가는 물론, 경영, 마케팅, 디자인 전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동물원이 어느새 동물들을 배려하고 교감하면서 관찰하는 생명존중의 감성공간으로 변모하고 있고, 이 변화는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의 작은 도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동물원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고 있다.

목지수 안지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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