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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삿포로에서 만난 두 명의 화가 이야기: 오바 히로시와 아베 히로시 / 목지수 안지현[3부] 삿포로에서 발견한 도시 브랜드 인사이트

삿포로를 찾는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 가운데 하나가 ‘삿포로시 자료관’이다. 삿포로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전시해 놓았기 때문에 삿포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삿포로 여행의 첫 목적지로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원래 삿포로 고등법원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일부 복원 시설에는 당시 법정의 모습이 남아 있다. 친절한 시민 해설사의 가이드를 받으며 천천히 둘러보다보면, 우리는 100여 년 전 삿포로 개척 당시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오바 히로시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삿포로 시 자료관 상설 전시관(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 시민들이 사랑하는 화가, 오바 히로시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시 자료관을 찾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만드는 전시 공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삿포로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만화가인 ‘오바 히로시’의 특별전시관이다. 이곳에는 오바 히로시의 원화 작품 300여 점을 보유하고 있고, 6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한 쪽에는 그의 작업 공간을 재현해 놓았는데, 삿포로 시의 대표적 역사전시관에 독립적으로 특정 화가에 대한 상설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 걸 보면, 삿포로 시민들의 오바 히로시에 대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가 오바 히로시의 그림이 그려진 제품의 패키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오바 히로시는 삿포로 출생으로 북해도 신문사에서 근무했다. 이후 만화가로 명성을 드높였는데, 그가 그린 그림은 잡지나 식품 패키지 등에 일러스트로 자주 사용되었다. 평소에 고흐의 그림을 좋아해서 늘 네덜란드에 가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던 그는 은퇴 후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에 정착해서 아름다운 네덜란드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삿포로에 돌아와서도 다양한 창작활동을 했지만 아쉽게도 2년 뒤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의 유언과 가족들의 바람대로 오바 히로시의 작품들은 삿포로 시에 기증되었고, 삿포로 시에서는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해서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오바 히로시의 그림이 담긴 잡지 표지(사진: 목지수 제공).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꼭 한 번 가보고 싶어하는 동물원이 삿포로 근교에 자리잡고 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한 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객들의 방문이 감소하자 폐쇄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사람이 동물을 관찰하는 일반적인 동물원 운영 방식을 과감히 포기하고, 동물들의 생태를 자유롭게 보장하고, 이를 사람들이 엿보는 방식으로 바꾸어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아베 히로시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아사히야 동물원 행 기차(사진: 목지수 제공).
열차 내부의 모든 의자에도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 역에서 아사히야마 동물원으로 향하는 직통열차는 어린이들의 기대감을 100% 만족시키는 동물 그림으로 꾸며져 있다. 동물 열차의 외관과 내부의 그림을 그린 사람은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동물 사육사로 27년 간 일하며 틈틈이 그림을 그린 아베 히로시인데 특유의 화법 때문에 세계적인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아베 히로시는 은퇴 후 동화 그림 작가로 활동하며 이론 전역을 다니며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국내에도 몇 차례 방문해서 동화 그림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다.

열차의 벽과 창 쪽에도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열차 내부의 의자에 그려진 곰 그림(사진: 목지수 제공).

오바 히로시와 아베 히로시, 이름도 비슷한 두 명의 화가는 삿포로 시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들의 그림을 통해 시민들은 즐거워 하고 새로운 힘을 얻는다. 도심의 역사박물관 한 켠을 선뜻 미술관으로 내어준 도시, 동물원행 기차의 안팎을 그림으로 채운 도시! 삿포로는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 줄 알고, 시민들과 함께 누릴 준비가 되어 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목지수 안지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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