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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삿포로는 '트리엔날레 국제예술제'로 모든 시민이 도시 브랜드 디자이너가 된다 / 목지수 안지현[3부] 삿포로에서 발견한 도시 브랜드 인사이트

2017년 가을 '제2회 삿포로 국제예술제'에 다녀왔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트리엔날레'인 이 행사는 삿포로 도시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만든다. 도시 곳곳에 예술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퍼포먼스와 작품이 전시되고, 관광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도 광주 비엔날레나 부산 비엔날레 등 예술 축제가 많이 열리지만, 시민들의 참여가 그 중심에 있는 행사는 드물다. 삿포로 시민들은 3년에 한 번 열리는 이 행사를 위해 3년간 기획과 실행을 번갈아 가며 도시에 예술의 향기를 흩뿌릴 준비를 한다.

삿포로와 홋카이도만의 전형적 이미지를 탄생시킨 디자이너 쿠리타니가와 켄이치의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 현지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삿포로의 유명 공간, 기업, 제품 등의 로고가 전시되어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 국제예술제의 일환으로 열린 'Sapporo Design Pioneer전'은 JR삿포로역과 연결되어 있는 JR타워의 특별전시관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는 삿포로 개척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하는 삿포로의 디자인 역사를 함께 보여주는 귀한 전시였다. 여기서는 삿포로의 상징이 된 개척사의 별문양에 대한 다양한 디자인이 소개됐고, 삿포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쿠리타니가와 켄이치를 필두로 현재 삿포로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JR타워 특별전시관에서 진행된 ‘Sapporo Design Pioneer전'에서는 삿포로 특유의 디자인 파워가 느껴진다(사진: 목지수 제공).
삿포로 디자인의 개척사부터 현재까지를 돌아볼 수 있는 연표와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사진: 목지수 제공).

전시장 입구에는 관람객의 시선을 압도하는 쿠리타니가와의 포스터들이 걸려있었다. 이들은 홋카이도의 광대한 대지, 풍부한 자연자원, 눈에 뒤덮인 겨울, 맛있는 음식 등 가장 홋카이도스러운 작품들로 홋카이도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여준 작품들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홋카이도의 이미지를 각인시켜준 그의 대표적 그림들이었다. 그는 1950~60년대에 일본 철도회사로부터 의뢰받아 4계절 관광포스터를 제작했는데, 당시 일본은 고도 경제 성장기였고, 관광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기에 삿포로와 홋카이도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였다.

삿포로 시내의 낙엽으로 미술작품을 만드는 어린이들(사진: 삿포로시 제공)

삿포로 현지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각종 로고와 캐릭터 디자인도 소개됐는데, 삿포로를 대표하는 기업과 제품들이 현지 디자이너들의 손에 의해 브랜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 나라의 경우, 지역 기반의 디자인 회사들이 영세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 기회까지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 디자인의 선순환적 발전이 어려운 반면, 일본은 지역마다 고유의 디자인이 새롭게 제시되고 축적되면서 지역 디자이너들의 위상이 도쿄에 밀리지 않는다.

제설작업과 도시환경 디자인을 동시에 진행하는 삿포로의 예술가(사진: 삿포로시 제공)

삿포로가 자신만의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 파워를 얻게 된 것은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허리 깊숙한 곳까지 눈이 쌓이는 겨울과 청명하기 그지없는 여름을 반복해서 보내다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디자인 작품이 된다.

현재 삿포로에는 삿포로의 자연환경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들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늘어나고 있다. 특히 치워도 끝이 없는 눈을 공간을 꾸미는 소재로 활용하는 제설작업과 설상만들기 등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시민 모두가 디자이너처럼 도시 속에서 도시를 꾸미고, 가꾸고,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 그 자체가 삿포로만의 도시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목지수 안지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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