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엔 대학생, 주말엔 인턴... 365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고어진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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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엔 대학생, 주말엔 인턴... 365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고어진 씨의 이야기
  • 취재기자 도영서
  • 승인 2023.12.2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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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수 있는 게 아직도 많은 지금이 즐겁습니다.”

대학생 고어진(23, 부산시 수영구) 씨는 현재 대학생과 인턴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대학생으로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울산 문화공간 Fe01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어진 씨가 근무 중인 ‘Fe01’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있다. 버려지는 폐품을 활용해 만들어진 ‘정크아트’ 예술품 12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재생복합문화공간이다. 이 곳에선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우주선 ‘팔콘’의 모양을 띤 외부 전시장의 벽체 내외부에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버려지는 폐품을 활용해 만들어진 ‘정크아트’ 예술품이 울산 Fe01에 전시돼 있다 (사진: 고어진 씨 제공).
버려지는 폐품을 활용해 만들어진 ‘정크아트’ 예술품이 울산 Fe01에 전시돼 있다 (사진: 고어진 씨 제공).

고어진 씨는 전시 기획에 있어 필요한 기획 사무 일을 하고 있다. ‘정크아트’라는 예술의 개념을 잘 접해보지 못한 사람도 있기에 이를 설명하는 카피를 작성하고, 공간 내외의 소식을 디자인으로 표현해 소셜미디어에 게재하고 있다. 어진 씨는 “대부분의 업무가 ‘카피라이팅’과 ‘디자인 보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관람객들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하며 본인의 경험과 역량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기획 문화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나를 더 발전시켜

“Fe01은 현대예술 중 사람들이 이해하기에 생소할 수 있는 ‘정크아트’ 예술품이 주로 이루어진 전시 공간이다. 폐품을 활용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업사이클링’ 또한 생소해 하는 관객이 많다”며 전시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 연령이 참여 가능한 공감각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 행사에서는 폐품을 직접 만져보고 연결하며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어진 씨는 “예술품의 재료가 되는 고철을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지만 직접 만져보는 기회는 흔치 않기에 체험 활동을 통해 ‘업사이클링’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접 참여한 프로그램 중 ‘바다쓰기’를 언급했다. 울산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울산 간절곶 해변에서 직접 주운 쓰레기들을 공간으로 가져와 업사이클링 예술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바다쓰기 프로젝트는 참여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진 씨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어진 씨는 “아이들의 창의적이고 순수한 아이디어가 기획 업무를 보는 데 있어 좋은 영감으로 와닿았다”고 전했다.

Fe01에서 주관하는 ‘바다쓰기’ 체험 활동이 울산 간절곶 해변에서 진행 중이다 (사진: 고어진 씨 제공).
Fe01에서 주관하는 ‘바다쓰기’ 체험 활동이 울산 간절곶 해변에서 진행 중이다 (사진: 고어진 씨 제공).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감동’이 가장 큰 거 같아요.”

어진 씨는 기획 사무 일을 보조하면서 전시 해설 혹은 작품에 대한 반응을 직접적으로 듣는 위치이다. 평소 일상에서 만나볼 수 없는 다양한 연령대의 개성 있는 관람객들과 함께하며 그들이 느끼는 예술에 대한 감상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다. 작품들이 지닌 콘텐츠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웅장한 크기의 작품이 가장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누군가는 다 쓴 소화전과 같은 폐품으로 작품을 만드는 게 신기하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색감이 뚜렷한 작은 크기의 작품이 가장 좋았다고 말한다. 어진 씨는 다양한 사람의 개성 있는 감상을 직접 들으며 “개인이 느끼는 감정은 다양해 신기하다고 느낀다. 되려 관람객들에게 감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즐겁고, 전시에 대한 반응이 본인에게 영감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재생복합문화공간에서 고어진 씨가 공간 내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고어진 씨 제공).
재생복합문화공간에서 고어진 씨가 공간 내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고어진 씨 제공).

어진 씨는 전시 공간 기획 업무를 하고 있어도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다고 전했다. 국내외 전시 시장 및 디자인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부산 지역을 벗어나 국내 전시업소에 방문하는 등 여행을 다니며 배경지식을 쌓고 견문을 넓히고 싶다”고 전했다.

전공과목을 위주로 학기를 보내며 울산에서 인턴 업무도 하는 어진 씨는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이 바쁘지만 틈이 생길 때마다 카페에 가서 기분을 환기하는 등 굴러가는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변화를 주려 노력한다”며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가진다. 어진 씨는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간단한 여가 생활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며 본인만의 시간에 전시 기획에 관련된 에세이나 시사 공부를 하며 자기 계발에 힘쓰고 있다.

어진 씨는 “창의적인 전시 공간과 함께하며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귀중한 경험이다”고 말하며 졸업 후 현대예술 전시 기획 혹은 마케팅 쪽에 종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 Fe01에서 인턴으로 다양한 콘텐츠 기획에 참여하며 본인의 장점과 배워나가야 할 점을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어진 씨는 인턴으로 일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싶기에 배워야 할 점도 많겠지만, 배울 수 있는 게 많은 지금이 즐겁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진로의 방향에 있어 갈피가 안 잡힐 때, 새로운 곳에서 인턴 등의 대외활동을 하며 다른 배경의 사람들과 소통해 보는 것도 앞으로의 결정에 있어 건강한 해결책이 돼줄 것 같다”며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걸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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