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감독, 야구 인생 전반 다룬 에세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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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김성근 감독, 야구 인생 전반 다룬 에세이 출간
  • 취재기자 황지환
  • 승인 2023.11.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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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인생 회고하는 자서전 ‘인생은 순간이다’ 펴내
김성근 감독의 자서전‘인생은 순간이다’표지 사진이다(사진: 온라인 서점 예스 24 캡처).
김성근 감독의 자서전‘인생은 순간이다’표지 사진이다(사진: 온라인 서점 예스 24 캡처).

올해 82세 김성근 감독이 자신의 야구 인생 전반을 회고하는 자서전 ‘인생은 순간이다’(다산북스)를 출간한다.

지난 13일 한국 시리즈 5차전 시구를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김성근 감독 모습은 영원한 현역이라 불릴만 했다. 82세 고령에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마운드로 향하는 김 감독의 모습은 야구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아직 그의 야구 인생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런 그가 80년 인생에서 배운 깨달음과 지혜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김 감독은 흔히 ‘야신’(야구의 신)으로 불린다. 정작 김성근 감독 자신은 야신이라는 별명에 손을 내젓는다. 야구에는 신 같은 것이 없다고, 자신은 아직 야구를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김성근 감독은 스무 살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가족 한 명 없이 혼자 조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초 ‘쪽발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던 재일교포였고, 야구 선수로서 채 꽃피우기도 전에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던 비운의 투수였다. 이후 꼴찌만 거듭하던 약팀의 감독… 이른 나이에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지만, 우승을 거머쥐기까지는 무려 25년을 벼려내야 했다.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며 김성근은 ‘거북이 인간’이었다고 회고한다. 토끼처럼 재주를 타고나지도 못했고 꾀를 부릴 줄도 모른다. 하지만 김 감독은 늘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멈춰 서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숙고하며 오직 ‘내 안에서’ 답을 찾는 우직한 거북이였다고 했다.

그는 남들보다 소질도 부족했고, 속도는 느렸지만 그런 만큼 부지런히 움직였다. ‘잠자리 눈깔’이라 불릴 만큼 매 순간 눈을 번뜩이며 문제를 풀어갈 아이디어를 찾았고, 매일 시합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며 상황을 돌파할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찾은 아이디어와 방법들은 고스란히 김성근의 야구를, 인생을 지탱하는 프로세스가 됐다. 김 감독 스스로가 느린 거북이였기에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수 있었다. 그렇게 프로야구‘통산 1000승’이라는 고지를 한국에서 두 번째로 넘은 감독이 되었다.

김 감독 자신부터가 타고난 재능도 없고, 가난한 사람이었기에 김 감독은 “인생이란 결국 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매 순간에 한 결정과 행동이 쌓이고 쌓여 인생이 된다. 그래서 단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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